앤티크 노원

by 너랑 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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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주 익숙한 것을 놓치고 살아간다.

이곳 노원역, 사람들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고 수많은 업종과 가게가 뜨고 진 동네 중 하나. 그런 이곳에도 오랜 시간 항상 같은 자리를 지켜온 가게들이 있다.

노원역 30년의 세월, 우리가 미처 놓치고 살았던 그 가게들을 소개한다.



영스넥

학창시절, 가장 많이 접하고 학생 대부분이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떡볶이를 꼽을 것이다. 주변에 용화여고, 신상중학교 등 많은 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노원역에도 여러 떡볶이집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깊은 집이 바로 영스넥이다.

노원역 7호선 3번 출구에서 나와 건너편 미도빌딩 지하에 있는 영스넥은 가게 입구로 내려갈 때부터 허름하고 때가 탄 간판부터 눈에 들어온다. 그때부터 우리는 학창시절 추억에 빠져들고, 벽면을 채운 학생들의 낙서엔 그 당시 인기 있던 아이돌 오빠와 짝사랑을 고백하는 글귀는 왠지 모르는 설렘이 느껴진다. 투박한 메뉴판과 저렴하지만, 가볍지 않고 내공이 있는 모듬 떡볶이 맛은 잠시 즐겼던 추억여행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다. 아쉽게도 조만간 내부 실내장식을 바꾼다는 사장님의 언급이 있었으니 이 추억여행을 즐길 사람들은 서둘러 방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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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양복점

MANNERS MAKETH MAN. 이제는 유행이 많이 지나간 영화 속 명대사이지만 이 대사와 같이 클래식한 분위기의 양복점이 30년 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노원역 4호선 1번 출구 앞 유명한 카페인 시드누아 커피숍 지나면 마주하게 되는 로마 양복점은 가게 앞 진열된 맞춤 정장과 젊은 시절 취득하신 사장님의 기능사 자격증을 보면 30년간 남자의 멋을 만들어 온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내부에 들어가면 수많은 원단과 샘플, 조그만 작업실이 있고 작업실 안에는 재봉틀, 재단 가위가 세월의 때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무심히 놓여있다. 맞춤 정장과 클래식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당신, 이 양복점이 강직한 자세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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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령 제과점

유행변화가 빠른 노원역, 이곳에 얼마 전까지 유행하던 것을 꼽으라 하면 식빵공방과 대만에서 유행해 우리나라로 넘어온 카스텔라가 떠오른다. 이런 영향에서 그런지 주변에 오래된 빵집을 찾아보기 힘든데, 노원역에 본인의 이름을 걸고 한 자리서 21년간 빵집을 운영해 오신 사장님이 계신다.

문화의 거리 맞은편 kt 건물 옆에 위치한 최기령 제과점. 이곳의 빵들은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 데다가, 사장님의 오래된 자부심을 가득 담아 만들기 때문에 금방 유행하다 사라져버리는 디저트들과는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또, 계산대 위 가지런히 놓여있는 공로 표창장을 보면 매년 어려운 분들께 빵을 기부하신다는 사장님의 이웃에 대한 사랑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빵을 사랑하는 노원의 빵돌이, 빵순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빵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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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숯불 바비큐

온 국민의 야식 1순위 치킨, 노원역 주변에도 치킨집들이 프랜차이즈 가게부터 개인 창업 가게들까지 곳곳에 분포해 있다. 그중에서도 만남의 거리를 지나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진미 숯불바비큐는 1988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야심한 밤 노원역 주민들 출출한 배를 채워주고 있다.

내부에 들어가면 늦은 밤 부모님 손을 잡고 치킨을 먹으러 갔던 옛날 호프집 느낌이 우리를 반겨주고, 대표메뉴 숯불바비큐는 처음 한입 먹으면 매콤한 정도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마에 땀이 맺힌다.

기존 다른 프랜차이즈에서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한 풍미와 향이 있는 이곳. 축구와 매운맛을 좋아하는 노원 주민들은 이곳 치킨과 맥주로 늦은 밤을 보내보자.

tip. 치밥을 즐기기 위해 밥을 갖춰놓고 계신다니 같이 즐길 것, 개인 SNS에 홍보 글을 올리면 음료수 1개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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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 떡 방앗간

노원역 근방 주공 3단지 지하상가에 있는 주공 떡 방앗간은 이 아파트 단지가 생겨날 때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이다.

노원문고 본점 앞에 있는 지하도를 건너 가게 입구에 다가서면 이제는 재래시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이 진한 참기름 냄새, 경단, 백설기 등을 통해 재현되고 있다.

생각보다 넓은 내부와 오래된 떡 기계, 살짝은 시크하지만 귀여우신 사장님이 떡을 뽑고 계시는 정겨운 풍경이 있는 이곳. 좋은 날 동네에서 만든 따끈따끈한 떡을 이웃, 가족, 친구와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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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게임 프라자

현재 청소년들의 취미와 놀이 공간이 게임과 PC방, 플스방이 된 지 오래되었고 그에 맞게 각종 콘솔과 게임 CD 또한 지속적인 출시와 판매가 거듭되고 있다. 노원역 주변에도 오래전부터 이 곳 청소년들의 게임 공급처인 가게가 존재한다.

주공 7단지 내 골목길에 위치한 노원게임프라자는 1990년에 개업해 20년 넘은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가게 입구에 다가서면 출입문과 창문에 빛바랜 게임 포스터와 최신 게임 광고 포스터가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붙어 있다.

내부에 들어가도 이 조화는 이어지는데 세월이 오래되어 변색된 캐릭터 그림과 요즘 유행하고 있는 피규어들이 진열되어 있다. 인쇄업에 종사하시다가 10년 전부터 가게를 운영하신다는 현 사장님의 표정은 여유와 자유로움이 있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며 오랜 시간 노원의 게임 성지였던 이곳. 게임과 피규어를 좋아하는 당신의 덕후력을 한 단계 상승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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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철물전기

생활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많이 찾게 되는 집이 아마 철물점일 것이다. 그래서 보통 철물점들은 동네 앞에 한두 곳 있기 마련인데, 주공 7단지 세일학원 옆에 있는 한남철물전기는 그중 가장 오래된 철물점이다.

주공 7단지가 건축된 1988년부터 운영해 온 이 가게는 본래 열쇠를 전문으로 하던 열쇠 가게였다. 그래서 지금도 한쪽 벽면엔 수많은 열쇠가 걸려있어 그 시간을 함께했음을 보여준다. 또 여러 종류의 공구, 형광등은 이곳의 예스러운 분위기를 담당하고 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또한, 이 가게 사장님은 여자분이신데, 혹시 철물점을 무의식중에 남자의 영역이라 인식했다면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사장님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오래된 편견은 사라지고 세월의 깊은 내공에 믿음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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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스튜디오

우리가 살면서 사진관을 방문하는 일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준비할 때까지 빈번하다. 그래서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사진관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하지 않는가? 여기 노원 주민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사진관이 있다.

주공 7단지 동진 상가에 있는 하나스튜디오는 가게 앞 창문 현수막에서부터 30년의 가게 운영을 자랑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내부에는 그동안 다녀갔던 손님들의 가족, 친구 사진들이 걸려 있고 배경 막과 조명은 사진관과 함께 자연스레 나이를 먹어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또 이곳 사장님은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노련함으로 모든 손님이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사진에 담길 수 있도록 해주신다. 그러니 친구와 연인, 가족과 기념하고 싶은 날 또는 그냥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은 날 부담 갖지 않고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어느 곳보다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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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최두찬

사진_송유화, 이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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