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꽃집
노원인들의 집결지 ‘노원역’에서 우리는 꽤 자주 꽃을 마주하게 된다.
한 철 장사라는 꽃집을 10년이나 지켜온, 노원역 ‘플로리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노원역 이 자리에서 ‘플로리스’라는 꽃집을 운영 한지 올해로 10년째 된 이지현입니다.
꽃집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원래는 제 친한 친구가 저보다 꽃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꽃에 대해 조금씩 접하다가, 원래 꽃집이었던 이 가게 자리가 난 거예요. 기회도 왔겠다, 도전정신으로 한번 시작해보자 했었죠.
어찌 보면 좀 무모했죠. 꽃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이 가게를 잡고 난 후니까요. 초기에는 더 잘 아시는 지인 분이랑 같이 운영하기도 했었어요.
여긴 동네보다는 시내인데, 여기 손님들은 주로 어떤 꽃들을 사 가시나요?
아무래도 여기가 유흥가라서, 학생이나 젊으신 분들 위주로 많이 와요. 큰 꽃 보다는 작은 꽃, 드라이 플라워 종류, 조그만 화분 같은 게 많이 나가는 편이에요. 그냥 평소에 주기도 좋고, 졸업이나 공연 등 행사로 가져가시기도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여기 건너편에 kt건물 어울림 극장이 있어서 공연 선물로 많이들 사시더라고요.
노원 문화회관도 가까이 있어서 확실히 다른 꽃집보다는 그런 수요가 많겠네요. 그러면 혹시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에피소드는 있으신가요?
음. 사실 여기가 유동 인구가 많기 때문에 단골이 많지는 않거든요. 그래도 졸업, 입학 때마다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계셔요. 아들이 어디 대학에 갔다며 자랑하시는 아주머니들 오시면 함께 기뻐하기도 하고요.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손님은, 사위 생일이라고 꼭 1년마다 오시는 할머님이 참 로맨틱하시더라고요.
그럼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진상 손님도 많은가요?
네, 있죠. 그래도 요즘은 술들을 늦게까지는 안 마셔서 그나마 나아요. 여기가 문화의 거리가 된 지 몇 년 안 되었는데, 초창기엔 정말 거리가 더러웠거든요. 밤새 술 마시고 진상 부리는 손님도 있었고요. 그래도 요즘 이렇게 조성이 되어서 참 좋아졌죠.
가뜩이나 혼자 운영하시는데, 취객이 오면 무서우시겠어요.
그렇죠, 여기 경찰도 몇 번 부른 적 있었어요. 혼자서는 대처를 못 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은 우선 피하고 봐야 하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노숙자분들은 더 깔끔하세요. 어쩌다가 취객분들이 주사 부리는 거지, 그런 분들이 훨씬 매너 있으시거든요.
일반 드라이 플라워랑 프리저브드 플라워는 뭐가 다른가요?
일반 드라이플라워는 저희가 생화를 가져와서 말리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게 되면 부서지고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에 비해 프리저브드는 이미 용액으로 가공해서 만들어져 오기 때문에, 한 3년 정도는 색도 안 변하고 떨어지는 것도 적어요.
저는 꽃을 잘 모르는 사람이거든요. 제가 꽃을 고른다면, 전수해 주실 팁이 있을까요?
요즘은 봄이라서, 뭐니뭐니해도 지금은 프리지아가 제일 좋아요. 그런데 저는 금방 지는 꽃다발보다는 꽃 화분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어요. 작은 투자로 한 달 이상 볼 수 있는 화분을 책상에 두면 봄 기분도 느끼고, 기분 좋게 일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추천을 드려도 손님들이 약간 저를 잘 못 믿으시더라고요, 하하하. 대체로 이미 질문하시기 전에 마음속에는 정해놓으세요. 그러니까… 들어오셨을 때 자기 눈에 첫 번째로 들어오는 꽃을 고르는 게 제일 맞는 것 같아요.
그렇군요. 혹시, 판매하는 꽃 중에 가장 좋아하는 꽃이 있으시다면?
저희는 매 계절 판매하는 꽃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달라요. 개인적으로는 리시안셔스나 스토크 좋아해요. 요새는 드라이플라워가 유행이라서, ‘변치 않는 사랑’ 이런 꽃말을 가진 꽃들도 좋아요. 이번 겨울에는 드라마 <도깨비> 여파로, 목화를 넣은 드라이 플라워가 많이 나갔어요. 프리저브드 플라워도 많이 나가고요.
노원역 주변에 꽃집이 꽤 많은데, 그중에 이 꽃집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면 무엇인가요?
사실 요즘에야 젊은 분들이 하시는 꽃집도 꽤 생겼지만, 예전엔 거의 할머니분들이 하셨어요. 저는 아무래도 젊은 축에 속하니까, 인터넷도 참고하며 젊은 감각으로 상품을 내놓을 수 있죠.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찾아보며 노력하고 있어요.
여기 주변에 다른 꽃집들이랑 소통도 하시고 하시나요?
아니요, 여기는 너무 자주 바뀌기도 하고, 알바생이나 직원분들이 많아서 금방금방 그만두세요. 그래서 소통은 잘 없는 편이에요.
꽃들은 어떻게 구매해서 오시나요?
양재 꽃시장에서 구매해요. 초창기 잘 몰랐을 땐 창동으로 다녔었거든요? 그런데 양재 꽃시장은 경매로 하기 때문에 꽃의 수명이 더 길고 질이 좋아요. 대체로 꽃 원가가 2~3천 원 더 비싸긴 하지만, 손님들이 여기 꽃이 오래간다고 좋아하시는 것을 보면 참 보람을 느끼거든요. 결국은 금액을 더 주더라도 양재로 가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여기가 학생들 위주고, 간단하게 사가시는 분들이 많으니 라넌큘러스, 리시안셔스나 작약 같은 비싼데 몸집이 작은 아이들은 찾는 사람이 없어서 많이 못 가져와요. 아시는 분들이 얘기를 주시면 조금씩 구해 드리곤 하죠.
요즘 큰 화분이 잘 안 보이는데 왜 그런가요?
예전에는 저희가 배송을 자체적으로 했었어요. 그러다가 규모가 크니까 사람을 써야 했는데, 요즘은 인건비가 올라서 배송비가 꽃 값보다 비싸지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큰 화분을 잘 안 하게 됐어요.
포장재료가 많으신데 포장하는 거 좋아하세요?
네. 재료가 새로 나올 때마다 가져오는 것 같아요. 꽃마다 포장 방법이 따로 있거든요. 손님이 원하시는 포장이나 질감, 색깔, 리본이 있으시면 맞춰서 해 드리기도 하고요.
요새 우후죽순 생기는 노원역 꽃 자판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건 뭐, 괜찮아요. 급하신 분들은 거기서 사면 되는 거니까요. 꽃 종류나 포장 방법이 다르기도 하고요. 사실 꽃집이 붙어있어도, 우리 쪽 오실 분들은 어쨌든 여기로 오시니까요.
마지막으로 손님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지?
사실 꽃을 평소에 자주 사시면 아실 테지만, 어쩌다 한 번 사시는 분들은 꽃 가격 때문에 많이 놀라시는 경우가 있어요. 겨울에 추우면 채솟값 오르듯이 꽃 값도 물가변동이 있거든요. 예전보다 물가도 많이 올랐고, 꽃 가격도 올랐으니 많이 놀라지 마시고, 소중한 분들에게 선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_ 송유화 최두찬
사진_송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