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나에게 물었다.
“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면
남은 시간 동안 뭘 하고 싶어?”
나는 대답했다.
“청소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책을 보고 산책을 할 거야.”
“그건 늘 하는 거잖아.”
“ 그걸로도 난 충분해.
그리고 별 거 없는 이 일상이
내일 죽는다면 무엇을 하며 살 것인지
이미 많이 고민한 결과거든.”
대답을 듣고 다시 그가 물었다.
“당신은 버킷리스트 같은 거 없어?”
곧바로 나는 대답했다.
“꿈은 있지만 버킷리스트는 없어.
난 충실한 매일을 살며
매 순간의 행복을 느끼고
때마다 떠오르는 꿈들을 이루며 살 거야.”
그가 다시 물었다.
“정말 그걸로 충분해?”
나는 대답했다.
“우리가 갔던 뉴칼레도니아에도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카페의 커피 한 잔에도
그 어디라도 행복은 있어.
그 두 가지의 행복이 결코 다르지 않아.”
“다만, 더 많이 사랑하지 못했던 건 아쉬울 거 같아.
그러니까 우리 함께하는 동안 많이 사랑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