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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리 May 25. 2017

프랑스 결혼식

이나의 프랑스 결혼식- 두 번째 이야기


결혼 예배를 마치고, 증인들과 함께 결혼서약서에 사인을 하는 것으로 성당의 결혼식은 끝이 났습니다.

하객들이 먼저 나와서 성당 밖으로 걸어나오는 새신랑 신부를 축하해줍니다.

하객들은 플래시 세례와 동시에 신랑 신부에게 쌀을 뿌려요. 풍요롭게 살라는 일종의 기원이 담긴 의식인 요즘은 꽃잎으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비둘기들이 모여들고 또 새들에게 쪼임을 당해 다치는 일도 종종 있기 때문이라고합니다. 저희 역시 식량부족으로 굶주리는 지구 반대편의 아이들을 위해서 보기에도 좋고, 맞아도 기분 좋은 꽃잎으로 대체하였습니다.



하객들을 뒤로하고 성당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으러 이동 중입니다.

예배가 끝나고 성당 안에서 사진을 허용하는 신부님도 계시지만 성스러운 곳에서 사진을 자제해 달라는 저희 신부님의 말씀을 존중하여 사진작가에게도 예배중에 플래시 남발을 자제해 달라고 사전에 말씀드렸어요.

종교가 다른 하객들을 존중하기 위해 절차는 훨씬 간단해졌지만 성당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 결혼식이라기보다 결혼 예배에 가깝습니다.


준비된 웨딩카는 바로 이것입니다. 장난감 모형으로만 보았던 시트로엥 클래식카.

시부모님께서 지인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시트로엥 클래식 차주분이 직접 운전해주셨답니다.





신이 난 신랑 신부의 모습이 사진에는 그대로 담겼어요. 고작 7년 전인데 저와 남편의 앳된 모습이 새롭네요.


하객들은 칵테일 장소로 이동해서 축배를 드는 동안 저와 남편은 멋진차를 타고 바닷가에서 촬영을 합니다. 웨딩 촬영이라고 해봤자 주어진 시간은 고작 30분.. 조명기기 하나 없이 작가분 한분과 함께 이동합니다.


이동하던 중 로터리에 잠시 멈춰 멋진 웨딩카와 함께 사진을 남기려는데 마침 운동 중이신 동네 주민께서 미안해하시면서 카메라 앞을 지나가십니다. 괜찮으니 천천히 가시라는 남편의 말에 결혼 축하한다며 멋쩍게 지나가셨던 프렌치 할아버지 멋지십니다.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신부의 헤어, 메이크업 다 제 작품입니다. 신부화장을 받고 싶었지만 파리에서도 3시간이나 떨어진 작은 마을에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있을 리 없고, 출장을 부르기엔 아까운 돈이라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에서 화장 몇 번 받아보고 몇몇 제품을 구매한 다음 혼자 연습해서 완성한 셀프 신부화장입니다. 헤어도 마찬가지였고요.




 

바다에 도착해서 사진 촬영을 마치고 재빨리 하객들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들 먹고 마시며 즐기는 동안 한 켠에서는 친구들, 가족들 단위로 사진 촬영을 합니다.


제 왼쪽에 빨간 드레스를 입은 친구가 폴린 입니다. '프랑스식 결혼생활' 속에 나오는 중요한 등장인물 중 한명입니다. 저와 남편의 만남에 중요한 역할을 한 친구입니다.


자연스럽고 경쾌한 분위기의 친구들과의 단체사진
드레스만 6kg. 신부를 번쩍 들어올린 신랑의 친구들


칵테일까지만 초대를 받았던 하객들은 식사시작 전에 돌아가고, 저녁식사까지 초대받은 사람들은 사전에 미리 정해놓은 좌석배치에 맞춰 자리에 앉아요.



자 이제 신랑 신부가 연회장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가 놀란 이유요?



바로 이겁니다. 모든 하객들이 일어나서 손수건 아니 냅킨을 흔들며 환영해 줍니다.


하객의 환영에 호응하는 중



이어서 시아버지의 간단한 인사말로 저녁식사가 시작됩니다. 시아버지의 인사말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프랑스 결혼식 한 달 전 한국에서 치러졌던 전통혼례 때문입니다. 이나의 전통혼례에는 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식사 중간에 가족들과 친구들이 준비한 영상편지를 봅니다.

끝내 신부를 울게 만들었던 가족들의 영상편지는 평생 잊지 못할 듯해요. 사진을 보는 지금도 코 끝을 찡하게 만드네요.




신부의 아버지와 신부가 먼저 춤을 시작으로 모든 하객들이 무대 위로 나옵니다. 곧이어 신랑과도 왈츠를 춥니다.



젊은 이들만 즐기는 결혼식이 아닌 초대된 사람들 모두 한 자리에서 하루 종일 축배를 드는 결혼식입니다.





평소 운동신경 좋은 신부는 부케를 던지는 것도 남달랐죠. 받을 사람을 미리 결정해놓고 살짝궁 건네주는 것이 아닌, 긴장감과 스릴이 넘치는 부케 던지기였습니다.

부케를 던지는 것으로 사진은 끝나지만 신랑 신부는 새벽 4시가 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놀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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