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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리 Oct 20. 2017

분재 그리고 결혼

분재와 너무나 닮은 결혼

저의 부모님이 평생을 바치고 있는 일은 분재입니다.

분재라는 것은 동이 분 盆, 심을 재 栽-뜻 그대로 나무를 그릇이나 화분에 심어 놓은 것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작은 나무를 화분에 옮겨 심고 그 나무의 장점과 정취를 잘 살려내는 작업입니다.  


부모님의 일을 돕는 저에게 분재란 결혼과도 너무나 닮았습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나라는 작은 나무를 하염없이 지켜줍니다. 보잘것없는 나의 색깔을 보듬어 줍니다. 부족한 점은 이해로 대신해주고, 쌍둥이 아들과 남편은 외롭지 않은 작은 숲을 만들어 줍니다.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요? 아니에요.  

결혼은 축복이자 기회이더라고요. 원 없이 사랑할 일만 가득한 것이기도 하고요.  


매일매일 물을 주고 바람이 잘 들게 하고 햇살 비취는 창가에 두는 것이 분재를 키우는 기본자세라매일매일 사랑을 주고 약간의 간격을 두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는 공간을 만들고, 나쁜 기억보다는 가슴 설레는 좋은 순간들 가운데 지내는 것이 결혼의 기본자세이지 않을까 싶어요.
   


연예를 시작하기 전에, 사랑이라는 문을 열기 전에

한 그루의 작은 나무를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나무를 통해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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