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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표 Mar 10. 2016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인공지능 컴퓨터, 인류 최강의 ○○에게 승리하다.

인공지능 컴퓨터, 인류 최강의 ○○에게 승리하다.


IBM의 딥블루는 1997년 체스에서 인류 최강의 카스파로프에게 승리하였습니다.

IBM의 왓슨은 2011년 제퍼디 퀴즈 프로그램에서 인간 챔피언인 켄 제닝스와 브래드 루터를 압도하였습니다.

구글의 알파고는 2016년 바둑에서 인류 최강의 이세돌에게 1:0 의 첫 승을 거두었습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최종 결과는 아직 4판이 남아있기에 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컴퓨터가 첫 승을 따내었다는 것으로도 바둑계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바둑만큼은 컴퓨터가 인간을 따라잡기에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었으니까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인간만의 독점 영역인 창의와 유희에 도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지만, 인간이 다른 존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던 신념이 깨지는 것은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닐 것입니다.


혹자는 이번 이벤트는 인공지능 기술을 시험한 것뿐이지, 사람 대 사람 간의 게임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도 말합니다. 저도 일정 부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알파고는 단순히 기술적 수 싸움으로 바둑을 둔 것이지, 바둑에 담겨있는 인류 역사의 철학과 사상을 이해하며 바둑을 둔 것이 아니니까요. 아직까진 바둑을 잘 두는 알파고가 바둑을 모티브로 한 『미생』을 창작해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초지능이 탄생할 시점에는 어떠할까요? 초지능이 구현 불가능한 이론적 개념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것이 만들어진다면 "피아노곡"을 모티브로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창의와 유희는 더 이상 인간만의 유일한 능력이 아니게 될테지요.


설마, 인공지능이 『미생』과 같은 만화를 창작해 낼 수 있을까요?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빅 데이터, 시멘틱 웹, 딥 러닝 등의 기술 덕택에 인공지능은 2010년 이후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였고, 이미 우리는 효율의 관점에서 인공지능에게 상당히 많은 영역을 양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관련글 : 강력한 인공지능은 인류를 멸망케 할 것인가?(바로가기 링크) , 한계비용 제로사회의 위기(바로가기 링크))


그리고 점차 더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은 사람의 능력을 압도할 것입니다. 사람보다 더 따뜻한 감성을 가진 상담 프로그램, 사람보다 더 창의적인 소설 시나리오를 써내는 프로그램이 등장할 것이며, 그때마다 사람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또한 이번 "인공지능과 인류 최강의 ○○와의 대결"과 같은 류의 이벤트는, 단순히 인공지능 기술 발전 수준을 감탄하는 것 이상으로 사람들의 집단 무의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래도 사람만 하겠어?'라는 식의 [막연하지만 강력한 신념]이 흔들리게 하는 데에는 이런 이벤트만큼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불가항력적인 상황이기도 하지만, 아주 나쁘기만 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창의와 유희의 영역이 깨어짐에 따라, 사람들은 더 깊은 인간의 가치에 대해 탐구하게 되는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신 중심의 세계관에 도전을 받은 중세 사람들은 말세가 도래하였다고 몸서리쳤지만, 오히려 인간 중심의 새로운 세계관으로 발전하는 기폭제가 된 것처럼 말입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작금의 사회 문화가 "더 깊은 인간 가치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기 어려운 물질 종속의 가치관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상당 수의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대항할 의지를 잃고, 컴퓨터 상사가 지시한 대로 행동하는 부하 직원에 만족할지도 모릅니다. 인공지능에 대항하여 인간 고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더욱 가속화된 시스템의 노예, 수동적인 인간으로 전락해버릴 위험이 높은 것이지요. 추측컨대, 인공지능 프로그램과의 대결 이벤트를 기획한 관련 회사의 최상위 경영자가 원하는 것도 그런 바가 아닐까요?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하루빨리 굴복하고, 정해진 설계에 따라 행동할수록 그가 벌어들일 수익은 더욱 늘어날 테니까요.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회장은 이번 대결을 두고 "인류의 승리다"라고 말했지만, 글쎄요 왠지 저는 "구글의 승리다" 라고 느껴지는군요.


인간만의 고유한 성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떠한 삶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야 할까요? 저는 그 힌트를 앞서 혹자가 말한 "사람 대 사람 간의 대결"이라는 문장 속에 찾고 싶습니다.(꼭 이것만이 답은 아닐 것입니다.) 물질과 종속의 논리로 따지는 효용적 가치가 아닌 사람을 향한 가치 안에서, 인간이 컴퓨터와 차별화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인공지능이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 아무리 인간의 그것과 구분할 수 없다 하더라도, 영혼을 지니고 생명 활동을 하는 인간과 동일한 존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역설적으로 최첨단의 과학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비효율의 영역이라고 천시했던 철학과 인문에서 우리의 미래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인권과 인간다움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이 시대의 인공지능 기술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술과 시스템에 종속된 불행한 삶을 가속화키고 근본적인 인간 가치에 대한 자존감마저 상실시켜 버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분들,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들,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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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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