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학습 동기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
저는 학생들의 학습 부진을 동기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정신, 정서와 관련된 매니지먼트를 제공하는 교육회사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기주도성"에 대한 연구를 하며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는데요, 가장 마지막으로 주목했던 이론은 "자기결정동기 이론" 이었습니다. 이론에 따르면 스스로 원하여 선택한 일을 했을 때 가장 양질의 행동이 나타나고, 다른 사람의 강요로 선택된 일을 할 때에는 행동의 질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지요.
흔히 하고 싶은 직업 같은 목표를 세운 뒤 그에 적합한 진로를 설계하고 공부하는 방식으로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는데 반해, "자기결정동기"는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도 학생의 진정성이 반영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고, 이론의 지향점이 스스로 내면의 소리를 찾아 목표를 설정 하한 다는 부분에서 "자기주도학습"에 알맞은 이론이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대개 한국 청소년들은 스스로 원해서 공부 하기보다는
부모님, 선생님의 명령이나 친구들 사이의 분위기에 이끌려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목표 대학이 뚜렷하고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일지라도 대부분은 "내가 왜 이렇게 공부하고 있지?", "좋은 대학을 가는 게 정말 내가 원하는 건가?"라는 질문을 하며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목표조차도 충분히 탐색되지 못하고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기에", "부모님이 원하셔서" 같은 이유로 선택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케이스에는 학생이 좋아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 행동에 숨어있는 진정한 욕구를 찾아보는 과정을 탐색해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축구하는 것이 좋아요."라는 학생이 있다면 축구선수나 축구, 스포츠와 관련된 직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축구하는 행동"이 어떤 점에서 학생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 단계 들어간 차원에서 상담을 해보면 진짜 학생 내면에 있는 욕구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단체가 조직적으로 활발하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아서, 어떤 학생은 "축구를 하면 항상 스트라이커를 하는데 친구들에게 주목받는 것"이 좋아서 축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교실에 앉아서 답답하게 있는 것보다 바람을 쐬며 뛰는 게 상쾌해서"라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지요.
비단 축구 하나만 가지고 접근하지는 않습니다. 축구 외에 학생이 즐겨하는 여러 행동을 살펴보며 위와 같은 방식으로 탐색해보고 그 공통점을 찾습니다. 이런 과정을 자주 반복하면서 학생이 원하는 욕구 점을 도출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은 친구들 앞에 서서 자기의 이야기를 펼치는 것도 좋아합니다. 아직 그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자기조차 자신의 잠재력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 학생은 축구 선수의 꿈도 가능하겠지만,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종류의 직업들(아나운서, 교사)도 가져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심도 있는 차원에서
학생의 꿈과 직업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전무합니다.
관련 전문 인력도 부족할뿐더러, 사회와 부모가 학생의 꿈을 찾을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서 예시가 잘 진행되기 위해 필요한 전제가 "학생이 스스로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한국의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없고 장소도 전무합니다. 그저 텔레비전과, PC방, 노래방이 그나마 허락된 공간이라고 할까요?
누군가 한 명의 생각으로 현재 교육 구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숱하게 시도되었던 여러 제도들(입학사정관, 논/구술, 봉사활동 평가 등)이 그 증거입니다. 사회 전체의 인식이 성적을 기준으로 일렬종대로 헤쳐 모여 선착순으로 대학이 결정되는 곳에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가 나타났을 뿐입니다.
사람들의 인식이 하나씩 바뀌어야 하고 점차 목소리를 내어 주장해야 합니다. 우리 자녀의 진짜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부모님이 먼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과 직업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어야 하고, 이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돼야 합니다. 벌어준 시간에 누구는 꼼수를 부려 앞서 나가는 일이 원천 차단되는 제도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며, 그것을 주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그 어떤 직업을 선택하더라도 인간다운 삶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 시스템도 필수일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직업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것 해서 어떻게 벌어먹고 살겠어?"의 의문이 가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유에서 공유"로의 사상 변화가 그 출발이 될 것이며 관련해서 해당 매거진의 글(첫회 바로기기 링크)을 읽어보시기 추천드립니다.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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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