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증상은 디스크병일까 협착증일까 - 디스크 대 협착증 -
허리 디스크병과 척추관 협착증은 그 병태 생리도 다를뿐더러 병의 경과 및 치료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그 구분이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를 찾아 진찰하고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증상과 증후가 차이가 있으므로 환자 자신도 어느 정도는 그 차이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항상 맞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검증된 차이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통증의 시작이 비교적 급성이면 디스크 병일 가능성이 높고, 만성이고 천천히 진행한 것이면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추간판의 탈출은 어떤 이유에서건 섬유테를 찢고 수핵이 외부로 돌출되는 갑작스러운 발생이 대부분이고 따라서 증상의 시작이 수일에서 수주, 길어야 3개월 이내인 경우가 많다. 반면에 협착증은 갑자기 발생한다기보다는 서서히 신경관의 인대나 뼈가 두꺼워지는 병이므로 증상의 시작이 만성이고 서서히 느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둘째, 통증의 강도가 갑자기 심해지면 디스크 병일 가능성이 높고, 통증의 강도가 비슷한 정도로 유지되는 경우는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디스크병의 특징인 갑작스러운 발병은 비교적 강한 통증을 유발하고 이는 디스크병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반면, 협착증의 경우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중등도의 통증 및 저림 증상이 서서히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셋째, 뚜렷한 요통이 동반될 때는 디스크병이 가능성이 높고 요통 동반이 없을 때에는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디스크 병일 경우 추간판이 탈출되면서 다리로 가능 신경을 자극할 뿐 아니라 허리 통증 자체를 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협착증의 경우 주로 다리의 저림이나 대소변 장애 등이 생길 수 있으나 요통은 과거의 일이거나 환자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넷째, 허리를 숙일 때 더 아프면 디스크, 허리를 젖힐 때 더 아프면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허리 숙일 때 불안정한 디스크는 뒤쪽으로 밀려나는 경향을 띠게 되고 뒤쪽으로 압력을 발생시키게 된다. 자연히 뒤쪽에 있는 신경자체의 자극이 심해지므로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반면에 협착증인 경우 허리를 숙인다 해서 신경자극이 심해지지 않고 오히려 허리를 쭉 펼 때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를 흔히 보는데, 이는 신경관이나 추간공 등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척추 분절이 펴질 때 오히려 좁아지는 현상이 있어 신경 압박이 심해지므로 증상이 악화된다.
다섯째, 앉아있을 때 더 아프면 디스크, 서있을 때 더 아프면 협착증일 가능성이 더 높다. 앉아있을 때 디스크에 미치는 부하가 누워있거나 서있을 때 보다 더 높아지며 이로 인해 디스크 내 압력이 높아져 디스크병 증상이 심해진다. 반면에 협착증의 경우 앉아있는다고 해서 디스크 내 압력이 높아지지 않고 오히려 앉아있는 자세는 척추 분절을 굴곡시켜 신경관이나 추간공을 확장시키는 효과를 주므로 증상이 경감된다.
여섯째, 기침, 재채기, 또는 근긴장으로 증상이 심해지면 디스크병, 그렇지 않으면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기침, 재채기 또는 기타 복압을 증가시키는 동작을 취할 경우 디스크 내압이 높아져 디스크병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지만, 협착증의 경우 그러한 영향이 덜하다.
마지막으로, 하직 직거상 검사 양성이면 디스크, 음성이면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흔히들 척추 검사를 할 때 다리를 똑바로 펴서 들어 올리는 검사를 하지직거상 검사라고 하는데 이때 신경근이 당겨지면서 디스크 병인 경우 증상이 심해지고 (58%), 반면에 협착증의 경우에는 그 영향을 적게 받는다 (8%).
이러한 여러 가지 증상 및 증후의 차이가 있으므로 디스크병과 협착증의 자가 진단에 어느 정도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는 확률의 문제일 뿐 정확한 진단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 기준은 참고만 하고 전문의를 찾아서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줄 요약: 디스크병은 갑자기 아프고, 협착증은 서서히 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