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을 이용한 비절개 수술 - 수술 대 시술 -
내시경 척추수술 (endoscopic spine surgery, ESS)은 현대 미세침습 척추수술의 대표적인 수술법이 되었다. 척추 내시경을 이용한 비절개 척추수술을 의미한다. 더구나 많은 경우 부분 마취하에 할 수 있다. 단순 시술이 아닌 수술을 부분마취 비절개로 할 수 있다니! 그러면서도 효과는 표준 수술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정말 환상적이고 누구나 매력을 가질만한 치료법이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드는 우리나라의 사정상 디스크병과 협착증 환자들의 노인 비중이 높아진 현대에서는 더 큰 장점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내시경 척추수술의 시초는 1975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캠빈 (Kambin) 박사와 일본의 히지카타 (Hijikata) 박사가 각기 독립적으로 절개 없이 디스크병을 치료하는 수술법을 고안하는데 바로 경피적 수핵 절제술이었다. 당시는 내시경을 이용하지 않고 단지 투시경하에서 경피적으로 가는 관을 측후방에서 삽입한 후 추간판 절개술을 시행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 그 먼 거리에서 비슷한 시기에 독립적으로 같은 수술법이 개발되었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보다는 시대적 요청이 이 테크닉의 출현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후 발전을 거듭하여 1980년대 중반부터 경피적 접근에 더해서 내시경 시야 하에서 수핵을 절제하는 본격적인 내시경 척추수술의 시대가 열렸다. 현대적인 의미의 선택적 내시경 수핵 절제술은 2000년이 되면서부터 적용되었다. 이 시기부터 현대적인 의미의 내시경 수술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내시경 척추수술의 기본 원리는 단순히 피부 절개 없이 디스크병을 수술한다는 사실에 국한되지 않는다. 보다 중요한 개념은 바로 정상조직을 침해하지 않고 직접 환부로 접근해서 내시경 시야에서 디스크 또는 협착증을 수술을 한다는 데 있다. 경피적으로 디스크의 측후방에서 신경공이라는 좁은 공간을 통해서 직접 환부로 접근한다. 이렇게 하면 후방에서 시행하는 전통적인 수술법의 피부 절개, 근육 견인, 뼈 절제, 신경낭 견인 같은 과정들을 생략하고 불필요한 정상조직 손상을 피하면서 동시에 병소 부분을 직접 수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니, 이 수술법이 소개되어 시행되었을 때 마치 디스크 환자들과 척추외과 의사들에게 일종의 신세계가 열린 것이었다. 부분마취 비절개로 수술하고 조기 복귀가 가능한 환상적인 개념이다. 그렇지만 단점도 있는데 가장 중요한 단점은 그 적응증에 한계가 있다는 것, 그리고 숙련될 때까지 수련기간이 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초창기에는 대학병원에서 쉽게 시행되지 않았고 일부 전문병원에서 그 기법이 발전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내시경 수술은 학문적으로도 그 유효성이 입증된 상태이기 때문에 전문병원뿐 아니라 대학병원에서도 점점 시행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의 내시경 수술은 디스크병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의 협착증도 근본 치료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하였다.
그렇지만, 환자들이 내시경 척추수술에 대해 꼭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내시경 척추수술은 시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피적으로 접근하여 내시경 시야 하에서 수핵을 절제하거나 협착된 뼈를 갈아내는 등의 정의상 수술인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이 얇은 카테터를 삽입해서 풍선 확장을 하거나 약물을 주입하는 척추 시술과는 차원이 다른 치료법이다.
둘째, 내시경 척추수술은 오랫동안 전문적인 수련과 경험을 쌓은 스페셜리스트 들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제다이” 와 유사한 개념이다. 대학병원 척추외과 교수들이면 다 내시경 수술에 정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내시경 수술을 원한다면 척추 내시경 제다이를 찾아야 한다.
셋째, 그러므로 자칫 상업적인 의료기관에 의해 남용되거나 잘못 적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치열한 수련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단 환자를 끌고 적당히 주사요법과 섞어서 적응증이 안 되는 경미한 환자들에게 비싼 돈을 받고 시행하는 몰상식한 일부 의사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들은 현란한 말솜씨와 그럴듯한 홍보를 이용해서 ‘장사’를 하는 것이다.
내시경 척추수술의 요체는 올바른 적응증 적용과 정확한 기술이다. 정확한 진단과 적응증 하에 전문가에 의해 시행한다면 이렇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척추치료가 없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 허리디스크병이나 협착증을 진단받았다면, 척추 내시경과 전통적인 수술법에 모두 정통한 전문가를 찾아서 올바른 치료 적응증인지 검토하고 내시경 수술 적응증에 해당할 경우 스페셜리스트를 찾아서 수술을 받기를 권유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얄팍한 감언이설이나 홍보영상에 혹하지 말자.
한 줄한줄 요약: 대부분의 디스크병과 많은 수의 협착증은 내시경 척추수술로 잘 치료될 수 있다. 단, 전문가를 찾아 적응증에 맞는지 여부를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