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서향의 춤추듯 살아가는 이야기
실행
신고
라이킷
23
댓글
1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서향
Apr 20. 2022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A. E. 하우스먼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어느 현명한 사람이 내게 말했습니다.
'크라운, 파운드, 기니는 다 주어도
네 마음만은 주지 말거라.
진주와 루비는 모두 주어도
네 자유로움만은 잃지 말아라."
하지만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으니
나는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다시 그가 내게 말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난 사랑은
늘 대가를 치르는 법
그 사랑은 넘치는 한숨과
끝없는 후회 속에서 얻어진단다"
지금 내 나이 스물하고 둘
아, 그것이 진리인 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새벽에 주어지는 글제로 4주간 글을 쓰는 모임을 하고 있다. 오늘이 3일차.
오늘의 주제는 A. E. 하우스먼의 시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이다.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나는 스무 살에 만난 ‘그’와 한창 사랑의 밀당을 하고 있었다.
‘그’를 빼고 나의 이십 대를 이야기하는 건 무리.
학교 앞 민속주점에서
두부김치 한 접시와 소주 한 병을 두고 주고받은 밀어들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 사이에 일렁이던 물결은 지금도,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한다.
스물에 만나
스물여섯에 결혼을 하고
보석같이 반짝이는 두 딸아이를 선물받고
서른 해를 함께 살고 있다.
아직 한 침대에 한 이불을 덮고 잔다고 친구들에게 희귀동물(?)로 취급받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함께다.
오늘 설레고 빛나던 우리의 청춘을 생각하다
7년 전 부부일기를 꺼내 읽었다.
그날 우리의 일기 제목은
‘서로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이었다.
설레는 그날로 떠나 본다.
2015
년
1
월
26
일
사랑하는 나의
善
에게
29년 전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약간의 촌스러움
이었습니다.
단정한 커트머리를 한 당신이 귀여워 보였고
하얀 도화지처럼 순수해 보였던 것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
그리고 애교스런 말투에 조리있게 말하는 하나하나가 모두 마음에 들었습니다
.
살아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女子
였습니다
.
결혼은
凹凸
과 같은 사람끼리 만나야 잘산다고들
합니다
.
우리 부부는 닮은 구석도 너무도 많은 반면에
분명 다른 부분도 분명히 구별지워 집니다
.
살아가면 갈수록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끼고
또
나를
선택한 당신
,
정말 고맙습니다
.
- from
가브리엘
2015
년
1
월
26
일
내가 처음 당신을 만나 사랑하게 된 이유는
,
당신의 부드러움과
앞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뒤에서 지지하고 배려하고
말없이 돕는 모습에 반했던 것
같습니다
.
물론
잘생긴 외모도 한몫
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
그런 모습은 근
30
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데
내가 변해서 그런 모습을
“
우유부단하다
”, “
왜 나서지 못하는가
”
하며
불평하고 투정을 부렸던 것 같아요
.
당신이 반대로 완전히 무식하게
나대는 스타일로 바뀌었다면
?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ㅜㅜ
내가 처음 반했던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 주세요
.
저도 그런 당신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겠습니다
.
- 당신의 써니
♡♥
keyword
사랑
연애
부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