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의 미학
사진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요즘은 사진 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새로운 얘기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5년 이상 사진을 찍어오면서
가슴과 렌즈, 사진에 담긴 이야기가 있어
그걸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합니다.
처음에 사진을 시작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였습니다.
답답한 가슴을 비워내기 위해
사계절 내내 새벽 낮 밤을 가리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렸습니다.
일출을 보러 나가기도 했고
환한 대낮에 펼쳐지는 한강의 풍경을 보기도 했고
한강의 야경을 마음에 담아오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자연의 아름다움이 들어왔습니다.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꽃과 물과 빛을요.
처음엔 스마트폰으로 시작했는데
표현하고자 하는 게 표현이 안돼
마침내 사진기를 샀습니다.
처음엔 산 것은 삼성 제품이었습니다.
여기에다 망원렌즈를 사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렌즈를 갈아 끼는 게 불편하더군요
몇 년을 쓰다가 지금의 소니 제품으로 바꿨습니다.
렌즈를 바꿀 필요 없이 광각에서 망원까지(24~600)
다 되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사진을 주로 일상에서 담습니다.
집 주변에 있는 자연, 한 시간 이내에 나갈 수 있는
남한강으로 출사를 나갑니다.
물론 가끔은 좀 멀리 동해, 서해로 나가기도 하고요.
이 사진은 최근 동네를 산책하다가 찍었습니다.
개울에 얼음이 얼어 있는데
무늬가 독특해 사진에 담고
‘겨울의 무늬’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누구나 그러시겠지만 사진 참 좋습니다.
저만의 시선으로, 저만의 감성으로
자연을 보고 사진이라는 프레임에 담아내는 게 즐겁습니다.
특히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었을 때는 무척 행복합니다.
마크 리부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사진에 담는 것은
시를 읽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행위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라고 했습니다.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사진에는 가슴의 지문이 묻어나는 듯합니다.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도 사진을 보면
어디에서 어떤 감성으로 찍었는지가 대개 기억이 납니다.
감성의 기록인 것이지요.
사진을 하다가 디카시를 알게 된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사진과 짧은 시로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는 일인데요.
아주 즐겁습니다.
저는 2014년 하반기에 ‘디카시’ 통권 13호에 시를 실으면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한강의 야경을 담은 아래 사진에
담은 글이 제가 쓴 디카시입니다.
강 건너 불 빛에 마음이 흔들리면
아직 강을 건너온 것이 아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2013년에는
포토 에세이집인 ‘그래도 뚜벅뚜벅’을 내기도 했습니다.
전시회도 한 번 해보고 싶지만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감성’의 이야기를 앞으로
매거진에서 계속 풀어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