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독파(讀破)
가을 독파(讀破)
가을 독파(讀破)
바람이 가을 겉장을 걷어내더니
속장을 하나씩 하나씩 찢어간다
얇아져가는 가을 앞에 서서
네 가슴의 책은 두터워지고 있는가
가슴 책 갈피에 낙엽 끼워 넣으며
시한부로 매달린 남은 이파리들을 보며
풍성할 땐 눈길 주다가
수척해지면 거두는 바람같은 시선말고
먼 길 동행하는 눅눅한 눈
이젠 바라보고 있는가
한바탕 꿈길 걸어가며 등 두드려온 빛
그 빛 담는 시선이 열렸는가
어스름의 경계에서
두리번거려온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