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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보 Apr 27. 2019

'아마존에선 데이터가 왕''고객에 집착하라'

<아마존 미래전략 2022>, 다나카 미치아키 저

미국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3위 기업. 2위였으나 최근 더 나은 실적을 낸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났다. 하지만 오너는 세상에서 제일 부자인 사람. 어느 기업이고 누구일까. 아마존, 제프 베조스이다.

 

    

아마존은 1964년생인 제프 베조스가 서른 살인 1994년에 세운 전자상거래 기업. 온라인 도서 판매로 시작한 아마존은 24년이 지난 지금, 대표적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 아마존 공포 종목지수, 아마존 생존자 지수라는 말이 생길 정도가 됐다. 아마존 효과는 아마존이 전자상거래와 소매업계에 미치는 현상을 뜻한다. 아마존 공포 종목지수는 ‘Death by amazon’이라는 말이 상징하듯 아마존의 수익 확대나 신규 사업 진출, 인수합병 등의 영향을 받아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매 관련 기업들을 가리킨다. 아마존 생존자 지수는 아마존 효과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업군으로 강한 브랜드력을 가진 보석 전문점 티파니와 소매기업 홈디포 등이 포함돼있다. 이들 용어는 아마존이 시장에서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가졌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일본 릿쿄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인 다나카 미치아키가 쓴 ‘아마존 미래전략 2022’는 아마존의 전략과 경쟁력, 그리고 리스크를 세밀하게 잘 진단하고 있다. ‘아마존 마니아’ 같은 느낌을 주긴 하지만...


     

아마존은 어떤 기업인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우리 식으로 얘기하면 ‘문어발 기업’이 됐다. 전자상거래는 물론 물류, 클라우드 컴퓨팅, 오프라인 점포, 빅데이터, AI, 우주 사업 등 모든 것을 파는 Everything Store, Everything Company이다. 아마존의 전략의 핵심은 무엇일까. 저자는 아마존을 ‘지구 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로 평가한다. 아마존이 얘기하는 고객은 소비자, 판매자, 개발자, 기업, 콘텐츠 창작자 다섯 부류이다. 아마존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이익을 좇지 않고 벌어들인 액수만큼을 사업 확대와 저가 전략으로 돌린다는 점이다. 

   

  

제프 베조스가 강조하는 핵심가치 세 가지가 있다. 바로 고객 중심주의, 초장기적 관점, 혁신에 대한 열정이다. 베조스는 파괴적 혁신을 위해서라면 기존 사업영역에 자기 잠식이 생겨도 망설이지 않는다. 혁신 기업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자 단말기 킨들이다. 킨들은 아마존의 전통 사업인 온라인 서점 비즈니스와 상충됐지만 베조스는 개의치 않았다. “종이책을 파는 모든 사람을 실직자로 만들 것처럼 디지털 사업을 진행하게” 베조스가 킨들 담당 간부에게 한 말이다.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의 전제는 낮은 가격이다. 다양한 상품을 매대에 놓으면서 가격은 낮게 가져가는 전략이다. 통상 기업들은 원가 우위나 차별화 전략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데 아마존은 이 둘을 병행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낮은 가격의 상품을 내놓은 한편으로 프라임 회원용 TV 프로그램 같은 차별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0.1 세그먼테이션이라는 독특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 개개인의 시시각각 변하는 요구사항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에 집중하던 아마존은 2016년 말에는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의 사업 전개를 발표하고, 2017년에는 고급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를 인수했다. 아마존 고가 스마트 숍을 구현하는 것이라면 아마존 에코와 알렉사는 스마트 홈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도 진출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동영상 창작자들이 자신이 제작한 동영상을 스트리밍 하는 플랫폼인 아마존 비디오 다이렉트도 개설해놓고 있다.

     


‘아마존에서는 데이터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Data is King at Amazon)’이라는 말이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추천 기능이다. 많은 사용자 중에 나와 비슷한 성향이 있는 사용자를 찾아내어 그들은 갖고 있지만 나는 갖고 있지 않은 아이템을 추천하는 것이다. 빅데이터의 힘이다.

     


이렇게 상전벽해의 변화를 이끌어 낸 제프 베조스의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일까. 일단 괴팍하기로 유명한 성격이 마음에 걸린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마존 정도의 초거대 기업을 만들어내려면 상식적 인간성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베조스를 변호한다. 이 책에서 베조스는 비전가형 리더로 정의된다. 아마존은 임직원이 갖춰야 할 리더십 원칙 14 계명을 정리해놓고 있다. 그것은...

1. 고객에 대한 집착

2. 주인의식

3. 발명하고 단순화하라

4. 항상 정확하고 옳아야 한다

5. 자기 계발

6. 최고를 채용하고 육성한다

7. 최고 수준 추구

8. 크게 생각하라

9. 신속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라

10. 근면 절약

11. 신뢰를 구축하라

12. 깊게 빠져들어라

13. 명확한 기준-반대하고 받아들여라

14. 결과 도출

     


리더십 부분에서 마음에 들어온 부분은 ‘70%의 정보로 의사결정을 한다’‘부서의 규모는 피자 두 판이면 모두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 작아야 한다’였다. 빠른 의사결정과 원활한 소통을 가져오는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아마존의 질주는 다른 한편으론 그늘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마존의 독점 이슈이다. 아마존 성장에 따라 많은 소매업자가 폐점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마존 요새’에서 소외된 산업과 기업을 초토화하고 새로운 성장기회와 사업을 박탈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지금까지 소매부문에서 10만 명 이상의 일자리를 없앴다고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 고를 보면 소매원들의 대량 해고를 수반하면서 이렇게까지 소비자들이 편리해질 필요가 있는지 회의감이 든다. 빅데이터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아마존 탓에 소비자들의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아마존은 부인할 수 없이 기술발전의 최첨단에 서 있는 초우량 혁신기업이다. 애플, 구글 등이 그렇듯이 아마존의 잇단 혁신은 세상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이 이뤄내는 변화가 창의성, 기발함, 편리함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고용, 소매기업의 생존 등 사회적 공동가치와 조화를 이룰 수 있을 때 그 혁신이 더욱 의미가 있고 기업으로서의 지속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제프 베조스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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