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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보 Feb 14. 2019

고난 속에서 느끼는 '모자람의 위안'

도널드 맥컬로우 저 '모자람의 위안'

삶에는 늘 어려움이 따른다. 겉으로는 아무런 일이 없어 보이는 것 같은 사람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누구나 쉽지 않은 일 몇 개을 안고 살아간다.



페이스북 같은 공간에 오르는 글을 보면 모두가 어려움 없이 잘 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기쁘고 즐거운 일이 대한 포스팅이 넘친다. 영어로 'faking good'이라고 한다고 한다. 잘 사는 것처럼 포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페이스 북 같은 sns가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는 것이다. 서로가 '페르소나', 가면으로 만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한계에 부딪칠 때가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극복 가능한 작은 한계일 수도 있고, 사방이 어두컴컴하게 보이는 큰 한계일 수도 있다. 하던 사업이 위기에 빠지거나 일자리를 잃거나 중요한 시험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경우가 그 예이다.



당연히 마음 앓이가 심한 상황이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도널드 맥컬로우가 쓴 '모자람의 위안'은 큰 한계에 부딪친 사람들의 등을 토닥거려주며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 힘든 상황을 겪어본 그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다. 맥컬로우는 신학교 총장과 목사를 하다가 예기치 않은 일(그 일에 대해 그는 상세하게 얘기하지 않는다)로 그 자리에서 하루 아침에 내려온다. 억장이 무너지는 상황을 겪은 것이다.



맥컬로우는 "우리가 경험하는 한계들은 당신과 나를 창조하는 데 고귀하게 쓰일 수 있다"고 격려한다. 그가 어려운 상황을 통과하며 느낀 점들이 있다. 먼저, 삶은 계속된다는 점이다. 또 자신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말한다. "친구로 착각했던 몇몇 사람들은 모습을 감추었다. 어차피 그들은 진짜가 아니었다. 곁에 있어주고, 계속 전화해주고... 우리 부부를 불러 피자를 대접하고... 우리의 관계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 사람들,,,내게 그들을 선물로 주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면에서 나를 선물로 주었다. 나는 내 성취와 무관하게 가치있는 존재이며 언제나 그럴 것이다" 공감이 가는 얘기다. 평소에는 북적거리던 갔던 인간관계는 어려운 시기에 옥석이 가려진다.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였는지...


고난이라는 한계는 우리에게 고통만을 줄까? 그렇게 비춰질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다른 유익함이 있다. 산 정상에 올라야 시야가 넓어진다고 하지만 인간의 의식은 골짜기에 내려왔을 때 더 확장된다. 맥컬로우의 말처럼 넘어지고 쓰러져 실패의 수모를 겪어 본 사람들일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이 더 너그러워진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거쳐온 맥컬로우가 책 후반에서 주는 삶에 대한 조언은 소중하다. 현재를 음미하는 삶을 강조한다. Carpe Diem의 삶을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한 획도 고치지 못할 지난 시간을 후회의 눈을 바라보고, 아직 오지는 않은 시간에 대한 근심과 염려로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시간은 현재일 뿐이다. 툭하면 과거와 미래에 발목이 잡히지만 현재만을 바라보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시 한 편이 있어 같이 싣는다.


넘어져 본 사람은  
이준관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무릎에
빨갛게 피 맺혀 본 사람은 안다
땅에는 돌이 박혀 있다고
마음에도 돌이 박혀 있다고
그 박힌 돌이 넘어지게 한다고. 
 


그러나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가슴에
푸른 멍이 들어 본 사람은 안다
땅에 박힌 돌부리
가슴에 박힌 돌부리를
붙잡고 일어서야 한다고
그 박힌 돌부리가 일어서게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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