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라온이와 로운이의 질문이 좋다. 엉뚱한 것이건, 진지한 것이건 모두 좋다. 때로는 작고 맑은 눈동자들이 매의 눈처럼 예리함을 보이니 감탄을 안 할 수가 없다. 나조차도 생각 못 했던 부분을 지적하는 순간이 제법 된다. 아이들이 언제고 질문을 편하게, 내가 귀찮다 싶을 정도로 하면 좋겠다. 아이의 질문은 그 작은 머릿속의 중요한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증거다. ‘물음표’라는 비눗방울을 만들어내는 장치 말이다. 물음표 방울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면 어떤 아이는 그것을 그냥 두고, 어떤 아이는 끝까지 따라가서 제 손바닥으로 터뜨리려 한다. ‘질문’을 내뱉는 것을 통해. 부디 내 아이가 물음표 방울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터뜨리려 노력하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의 물음표 방울 생성 장치는 그 성능이 점차 향상될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위한 위대한 질문들을 만들지도……. 때문에 나는 라온이와 로운이의 장치를 위해 기름칠을 해준다. 녀석들이 무언가를 물으면눈을 크게 뜨고 다음과 같이 말해준다. “음~좋은 질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