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부모의 소원을 말해줄 때 반드시 생각할 것

by 노신화

“이건 마법 지팡이예요. 자 소원을 말하세요.”
둘째 로운이가 세 살이었을 때, 종이를 돌돌 말아서 만든 막대를 흔들며 말했다. 아이의 놀이일 뿐이니까 나도 가볍게 생각하고 답해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선뜻 말하지 않았다.



자식 앞에서 소원을 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엄마가 추구하는 삶이 무엇인지 은연중에 내비치는 것이니까. 엄마의 생각은 어떤 형태로든 아 이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순간 떠오른 것은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었다. 이 정도면 제법 괜 찮은 소원이다. 그런데도 왠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왕이면 내 소원을 말해주는 것으로 말미암아 아이가 더 크고, 넓게 사고할 수 있으면 좋으 련만……. 마침 그에 걸맞은 것이 곧 떠올랐다.

“마법사님, 제 소원은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거예 요!”

“그건 좀 비싸요.”

“그래요? 얼만데요?”

“이천 원이요.”


- <우리 집에는 꼬마 철학자가 산다> 중에서



다른 부모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과연 아이에게 소원이 무엇이라고 말해 주었는지?(만약, 그런 경험이 없다면 무엇이라고 말해 주고 싶은지)
하여 SNS에 소원을 공유하는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소원을 댓글로 확인할 수 있었다.


- 준아, 엄마는~ 엄마가 안정감 있고 따뜻한 사람이 되어 엄마와 함께 있는 사람들과 공간마저 편안하고 따뜻해지면 참 좋겠어 라고 자주 말해주어요. 말할 때마다 저에게 주문을 걸듯 말이죠! 좋은질문 덕분에 글로 쓰며 다시금 생각해보네요. 감사해요

-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

- 저는 두 딸에게 너의 이름의 뜻대로 사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두 딸을 낳으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정한 이름이기에 그것이 실현되는 것이 바로 부모의 소원입니다.

- 아빠의 소원은 음..10일간 해외 트레 깅가는 거

- 저는 아이에게.... 시작할 때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해요...진정 네가 원해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엄마 아빠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서인지... 너를 위해 하라고 얘기해줍니다 (그러면서도 내심 부모가 원하는 거 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거겠죠?

- 저는 아이들에게 제 소원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내가 좋아하고 재밌고 행복한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자랐으면 싶고요. 아이들 자신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를 아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 로또 대박!! 난 나쁜 아빠인가 봐^^

- 음..저는 해외에 나가서 엄마가 좋아하는 공부나 일을 하는 게 소원이라고 해요. 그와 더불어 아이들이 모두 성인이 될 때 각자의 꿈을 향해 가면 좋겠다고요^^ 그러면서 그때가 되면 엄마는 집안일을 모두 졸업할 거라 가족들한테 얘기하고 있네요 ㅋ 이제 3년 남았습니다~~~제발 소원이 이뤄지기를.



사색 쟁이인 나는 그들의 댓글을 보면서 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혼자 펼쳐봤다.

댓글을 달아준 주인공들이 궁금했고(목소리, 표정, 아이를 대할 때의 모습 등등) 나아가서 그분들의 자녀가 궁금했고, 그 아이들의 미래는 어떨지도 궁금했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그 아이의 미래를 응원했고......

매우 좋은 시간이었다. 다시 한번 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공주 그림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