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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현장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02 - 자전거 사고

by hani상규

교통사고 경험 이야기 01- 자전가 VS 차량

오늘은 제 개인적인 교통사고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첫 경험은 2001년 대학교 재학 시절,
대학가 골목 사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때였습니다.
내리막길을 내려오며 멀리서 차량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지만,
제가 먼저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제 예상과 달리 차량과의 충돌이 일어났고, 저는 하늘로 붕 떠 있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자전거의 뒷바퀴가 차량의 앞범퍼에 부딪히며
저는 공중으로 튕겨 올라 땅으로 떨어졌고,
자전거의 뒷바퀴는 심하게 파손되었습니다.
다행히 제 몸은 경미한 타박상과 약간의 전신 근육통만 입었고,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상대방 운전자는 내려서 제 상태를 확인하며 10만 원을 건네고 떠났고,
저는 당시 사고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채 멍한 상태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학교 근처 한의원에 내원해 침 치료를 두 차례 받았고,
3일간 한약을 복용하며 집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다행히 큰 후유증 없이 회복했지만,
교통사고로 인한 놀람과 무지함이 저에게 남긴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지금,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하는 한의사의 입장에서 그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놓친 중요한 점들이 명확히 보입니다.
제가 그때 알지 못했던 것들을 운전자와 피해자의 입장에서 각각 생각해 보면,
사고 처리와 후속 조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 배우는 점

우선, 운전자의 입장에서 저는 몇 가지 중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상대방 운전자는 제 상태를 확인한 뒤 10만 원을 건네고 떠났지만,
연락처를 주거나 대인 접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행위는 자칫 잘못하면 뺑소니로 간주될 수도 있으며,
사고 처리에 있어 더 큰 법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제가 현재의 지식을 가지고 운전자의 입장이었다면,
피해자에게 연락처를 제공하고 보험사에 바로 연락했을 것입니다.
또한, 피해자가 사고 직후에는 긴장감으로 인해 통증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이후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을 설명하며 병원 방문을 권유했을 것입니다.
사고 당시에는 불편하더라도 보험사와 경찰 신고를 통해 사고를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게 사고를 해결하는 방법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배우는 점

피해자의 입장에서 돌이켜보면,
사고 당시 저는 놀란 상태에서 제 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상대방 운전자의 연락처를 받는 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통증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치료를 최소한으로 받은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교통사고 피해자는 사고 직후 통증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상대방의 연락처를 받아 두고, 필요시 대인 접수를 요청해야 합니다.
많은 환자들이 대인 접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치료비 부담을 걱정해 검사를 받지 않거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작은 손상이 악화되어 만성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사고 직후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검사를 받고,
초기 치료를 받는 것이 후유증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마무리하며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저는 교통사고가 단순히 순간적인 충격으로끝나는 일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사고는 신체적 손상뿐 아니라 정신적 혼란을 초래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예상치 못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와 피해자가 모두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고 정확한 절차를 따를 때,
사고 이후의 분쟁을 예방하고 피해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제 이야기가 교통사고를 경험한 분들, 혹은 사고 처리 방법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고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사고 이후의 대처는 우리 스스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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