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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남수 May 13. 2021

집에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왔다. 눈이 희끗하던 강원도의 산이 연두에서 초록으로 바뀌고 복사꽃이 피고 지는 동안 어느새 두 달이 지나고 집에 온 지도 열흘이 더 지났다.

토지문화관 입주 작가의 행운을 얻어 보낸 두 달은 귀하고 고마운 시간이었다.

원주의 3월은 춥지만 청량했고 4월은 꽃과 봄나물이 산과 들에 가득했다.


  

 글은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 혜택에 익숙하지 않은 체질이니 밥만 축내면 안 된다는 강박이 컸다. 그나마 엉덩이를 붙이고 머무는 날이 쌓이면서 조금씩 글이 기지개를 켜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 무엇도 염두에 두지 않고 나만 바라본 시간이 좋았다.

 


 돌아온 일상은 해도, 안 해도 표 나지 않는 잡다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게 또 삶이다. 아침에 바닷가를 걸으며 파도에 밀려온 미역 한 묶음을 건졌다. 모래를 씻어내고 끓는 물에 데치니 매끄럽고 곱다. 

 오래 외출했던 브런치에 안부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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