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쏟기 May 20. 2024

옛것에 열광하는 현대인들

중국 드라마 '繁花Blossoms Shaanghai‘와 레트로 공간

작년 말에 방영되기 시작해 올해 초 큰 인기를 끈 ‘繁花, 번화, Blossoms Shanghai’라는 왕가위의 작품이 있습니다. 영화감독인 그가 TV드라마를 제작했는데 그 만의 감성이 담긴 영상은 색다른 영상미를 선사하면서 중국 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습니다.


왕가위(王家卫wang jia wei)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감독입니다. 

아비정전, 중경삼림, 화양연화... 1990년대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감독 중의 한 영입이죠. 1958년 상하이에서 출생하였는데, 홍콩의 이 연배에 계신 분들 중에는 상하이 출신들이 꽤 보입니다. 이젠 이 분도 적지 않은 나이시네요. 어쨌든 한동안 잠잠하던 이 분이 TV드라마로 다시 히트작을 탄생시켰습니다.


‘繁花번화'는 우리가 말하는 '번화한 거리, 번화한 상점...' 이런 의미의 번화(번성하고 화려하다)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2012년 출간된 작가 진위청의 동명 소설을 드라마 한 작품으로, 1960년 중국 문화혁명시기부터 1990년대의 개혁개방 시기의 상하이를 배경으로 세 주인공의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중국 경제성장기를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성공'을 위한 일대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여러 방면에서 경제적 침체시기에 접어들었는데, 과거의 화려했던 발전시기를 되짚어보는 '향수'를 자극하는 매력이 인기비결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 경제성장의 대표주자이면서 과거 조계지의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는 상하이의 도시적 특성이 왕가위만의 영상 감성에 담겨 더욱 사랑을 받은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배우들은 극 중 '상해말'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 또한 최근 봉쇄로 조금 억눌렀던 감정들을 '그래 우린 역시 상해인이야...'라는 자긍심을 북돋아주는 작용도 있지 않을까 저만의 뇌피셜을 작동해 봅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재미있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많은 이들이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공간을 찾아 인증샷을 찍기 시작한 거죠. 이렇게 몰려든 인파들로 새로운 핫플레이스들이 생겨나며 조용하던 거리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City Walk라고 해서 도심 곳곳을 걸어 다니는 여행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이런 의미 있는 공간들이 명소로 바뀌고 있는 겁니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던 황허루의 식당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이렇게 과거의 추억이나 전통등을 그리워해 그것을 재현하려는 경향을 '추억'이라는 뜻의 'Retrospect'을 줄여 '레트로 Retro'라고 합니다. 레트로라는 용어는 1970년대 중반부터 프랑스 저널리스트들이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죠. 이후 영국을 통해 영어권 국가까지 확산하면서 패션, 인테리어, 대중음악등 다양한 분야의 레트로가 등장했습니다. 


레트로를 이야기하면서 뉴트로라는 단어도 같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의 레트로에 NEW가 접목하면서 (New+Retro) 'Newtro'라는 단어가 생겼는데요, 이는 새로움과 복고를 합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이야기합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중년이나 노년의 옛것들을 지금 젊은 세대가 보기에는 새로운 참신한 것들도 비치기에 이런 단어가 생기면서 마케팅에 이용되고 있는 거죠. 


정리한 내용을 아래 카드뉴스 이미지에 옮겨놨습니다.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내용을 한글과 중국어로 3장의 간략내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만이 갖는 유행과 감성들이 있습니다.

그 시대를 같이 경험했던 이들만이 갖는 시대적 감성이기도 하죠. 

하지만, 요새는 너무 빨리 많은 것들이 바뀝니다. 

같은 시대를 살지만, 그 틀속에서 공감하지 않으면 어떤 것들이 이야기되고 공감되는지 알 수도 없죠.

시간이 지난 다음 지금 2024년을 회상하면서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대적 공감거리는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과거 지금보다 조금 느리게 변화하던 시대는 대중미디어의 시대이기에 그만큼이나 연령폭이 넓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텔레비전보다 SNS의 맞춤화된 핸드폰의 짧은 영상에 중독된 지금 이 시대 사람들은 그와는 조금 다른 경험들을 공유하겠죠.


그게 무엇이든, 이런 새로운 감성들이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흥밋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레트로든 뉴트로든 세대적 공감을 꺼내서 서로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기에 얼마 전의 중국의 분위기를 한번 옮겨 봅니다. 




참고로 상하이의 건축물에 대한 저의 이전 글도 함께 보시면 흥미 있을 듯싶습니다. 

https://brunch.co.kr/@nspa/26





매거진의 이전글 천 개의 나무로 만드는 쇼핑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