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읽는다

《아빠가 되는 시간》김신완 지음

by 미아취향



제왕절개 수술로 아기를 낳았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회복이 무척이나 느려, 걸어 다니는 것은 일주일이 지난 후부터 가능해졌다. 병원에 있는 동안 남편에게 대부분의 것을 의지했다. 침대에 일어나 밥 먹는 것부터 화장실을 가는 것까지. 별 거 아니었던 것이 이토록 힘든 것 일 줄이야. 아마 남편은 여자의 이런 모습까지 보게 될 줄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



너무 아프고 힘들다고 외치고 있는 내가, 나에게 모성애가 어디서 올까, 생기고는 있을까. 궁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과연 내가 아기를 키운다고? 가능할까 의문이었다. 그러다가 육아의 현장에 실전 투입되면서 틈새 없는 하루 24시간 대기조로 아기를 보살피고 있다. 신기한 것은 아기를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매일 놀랐다. 한 몸이었다가 태어나면서 아기와 나는 분리되었지만, 점차 다시 한 몸이 되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너무나 힘이 드니까 남편을 보는 내 눈은 종종 매섭게 변하기도 했고 아쉬움 가득한 눈이 되기도 하고 갑자기 찾아오는 우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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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




처음부터 밥을 하고 청소도 하는, 집안일에 능한 사람은 없다. 거기에다가 처음부터 엄마로, 아빠로 태어난 사람도 없다. 아빠의 입장에서, 아빠의 시간 속에서, 아빠의 마음으로 육아와 집안일을 본다는 것은 엄마와는 달랐다. ‘그럴 것이다’라고 넘겨짚으며 남녀가 다름에 기대어 이해하려 했지만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육아는 조금의 이해할 시간 조차 주지 않았다. 의견 조절을 하려고 대화를 하고 있자니, 말싸움으로 금세 번졌다.



엄마와는 다른 반응을 하는 그에게는 아빠의 시간은 아직 찾아오지 않은 것인지, 궁금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같은 현상을 봐도 그는 나와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아내의 임신 소식에 무엇부터 해야 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몰라 방황했다. 육아는 의지나 열정 이상으로 실전에서 스킬이 많이 필요했다. 서툴다 보니 평범하게 아이를 돌보는 일 자체가 넘사벽 같았다. (p.9)

《아빠가 되는 시간》김신완 지음




여자가 아기를 낳는 것과 달리 남자에게는 아기가 배달되어 온다. 하루아침에 아빠가 되고 육아도 잘 해내야 한다. 책에서 발췌한 부분을 남편에게 읽어 주었더니 바로 공감했다.


집안일에도 서툴렀던 내가 하루아침에 유능한 아빠로 다시 태어날 리 없다. 특히 어떤 호르몬의 도움도 없이 아빠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p.37)

《아빠가 되는 시간》김신완 지음




“당신 입장에서 이해해보려고 이 책 읽기 시작했어.”


우리가 노력해야 힘들지만은 않게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 확실히 안다. 오죽하면 육아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가. 오늘도 책을 읽으며 남편을 이해하려 한다. 내가 읽을 때마다 밑줄 그은 부분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한다. 서로의 입장에서 이해해보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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