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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공장 Apr 28. 2019

예술이란 무엇일까?

의미가 있어 해석 가능한 모든 것이 예술이다!






책일까? 예술일까?

딱 10년 전이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머물 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책으로 쓰는 게 더 좋을까? 사진이나 여러 다른 수단을 이용한 예술이 좋을까?를 고민했다. 물론, 내가 세상에 말하고 싶었던 건 내가 수다쟁이어서는 아니다. 내가 사는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향하길 바랬다.

물론, 사진과 같은 예술이 임팩트면에서 훨씬 강력하단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사진학이나 예술사 관련 대학원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학부의 전공이 신학이었고, 대학원 비용까지 여러 가지 장애물이 많았다. 그래서 학부 전공과 관련 있는 대학원을 캐나다에서 찾다 독일 쪽으로 눈을 돌려 본 대학원과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하면서, 결국 독일에 가서 석사를 마친다. 물론, 석사 과정에 들어간 이유는 예술은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자연스레, 석사 논문을 쓰면서 책을 논리적으로 쓰는 법을 배우기 위해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이 이유로 2010-11년에 독일 본에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책 쓰기로 한 것을 잠시 잊고 있는 중에 인문학 강의를 우연히 시작해, 결국 올해 초에 “세상에 한 소리 하고 싶었던 마음”을 현실화했다. 아시다시피 <거짓 자유>(도서출판 갈무리)가 올해 1월에 나왔다.

다시, 10년 전에 “책이냐? 아니면 예술이냐?”의 선택 중에 어떤 선택을 내리는 게 현재의 한국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아직도 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며칠 전, 소중한 지인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엄샘이 생각하는 예술이란 무엇이냐? 난 이렇게 답했다.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전 개인적으로 예술은 의미가 있어, 보는 사람이 해석 가능한 모든 사물과 행위 그 자체라 생각해요. 예술가가 세상과 자아를 해석한 결과물이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회화든, 조각이든, 소비재와 같은 일상적 상품, 혹은 특정한 퍼포먼스든 그것이 무엇이든 의미가 있어 해석 가능하다면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 해석의 결과인 예술이 보는 이에게 의미가 있어야 하고, 그래서 보는 사람이 해석할 수 있는, 즉 보는 이가 사회적 정황(social context)으로 판단해 해석할 수 있는 것이면 뭐든지 다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고 김용균 청년의 안전모와 똑같은 것을 구입해 전시해도, 이 안전모 그 자체가 아주 좋은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보는 사람이 그게 무엇인지를 즉각적으로 파악하고, 그 안전모란 것이 구입해서 버려지는 노동자의 비참한 상황을 제대로 상징해주는 거기 때문에 “구입된 안전모” 그 자체가 의미를 갖는, 해석될 수 있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예술가와 관객이 소통할 수 있고, 이러한 소통이 예술이 지향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책으로 쓰고 싶은 내용도 많고, 그동안 연구한 자료도 넘쳐난다. 이번 책 <거짓 자유>가 한국 사회 전체 제도를 진단하고, 대안을 담았다. 물론, 위대한 지성에서 대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빌렸다. 10년 전의 선택이 책을 쓰는 거였다. 이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 어쩌면 책을 쓴 것이 더 좋은 예술을 하기 위한 탄탄한 토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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