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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공장 May 04. 2019

권력자에 대항하는 약자인 시민의 무기는?

니체의 관점주의를 가르치다가








니체는 약자를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걸 무엇이라 생각했을까?

스웨덴의 공장 노동자들이 지난 세기초에 파업 투쟁을 하고 있을 때, 사장이 조용히 팔짱 끼고 지켜보던 경찰에게 SOS를 보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시위하는 노동자들에게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지팡이는 관두고 총을 들고 가 시위 참여하는 노동자에게 총질을 해댔다. 복지 국가 스웨덴의 흑역사다. 이 사건 후에 공포와 분노에 휩싸인 노동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을 세우는 회의에서 결국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자본가들이 골프 치고 와인 마실 때, 우리는 마을 회관에서 책을 읽어 우리가 당면한 문제의 해법을 찾아보자!”

그 결과 노동자들은 “결정권을 누가 가질 거냐? 즉 정치가 모든 문제의 답이다!”란 인식을 하게 된다. 이건 루소의 깨달음이었다. “정치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래서 노동자 대표를 총선에 내 보내고, 학습을 통해 누가, 어느 당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 줄지를 선명하게 알아서 사회 민주당을 40년 가까이 선거를 통해 장기 집권하게 한다. 이 집권 기간 동안 그토록 유명한 스웨덴의 복지 제도가 굳건히 뿌리를 내리게 된다. 90년대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전히 스웨덴은 가장 완벽한 자본주의와 가장 완벽한 사회주의를 실현한 나라로 정치학자들에 의해 평가받고 있다.

약자였던 노동자를 강하게 정치의 주체로 만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지식”이었다. 그것도 약자의 관점으로 사회를 해석하여 얻은 약자가 만들어 낸 지식이었다.

지식은 인간과 사물(세계)을 한 인간의 관점에서 해석(평가)한 것이다. 그러니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지식이란 건 존재할 수 없다. 이게 니체의 관점주의다. 이런 이유로, 지식은 그 지식을 만든 사람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니체의 말을 빌리면, 힘에의 의지, 즉 자신을 새롭고 강하게 만들기 위해, 인간은 자신의 세계를 해석하여 지식을 만들어 활용해야 한다고 한다. 지식으로 자신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푸코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지식은 권력이다.” 지식을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지배해왔다. 안타깝게도, 힘의 근원인 지식을 가까이하고 활용한 자들은 늘 소수의 지배자였다.

니체는 강자에게 목숨을 구걸해 생명을 연명하는 약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늘 자신을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자에 맞서라 했다. IMF 이래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자본의 위세는 커지고, 노동자는 비정규직으로 전락해 늘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자본의 위세에 눌린 수많은 약자에게 한 질문이 던져진다. 동료가 파업하다 총 맞아 분노와 공포에 사로잡혔던 스웨덴 노동자들에게 던져진 질문과 똑같다.

“입 닥치고 고용불안과 해고의 반복에 익숙해져 살 거냐? 아니면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특히 정치, 경제 관련) 볼 거냐?”

자본과 정치권력과 유착된 메이저 언론이나 지식인 집단이 주는 기사, 정보, 혹은 팟캐스트 볼 시간에, 다 같이 집약된 지식인 책을 보는 건 어떨까? 약자인 우리 삶을 변화시킬 즉 약자인 나를 강하게 만들 지식을 만들어 운명에 당당히 맞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웬일인지 하게 되었다.

니체의 인식론(관점주의) 가르치다가, 언론이 선정한 여러 이슈에 끌려다니는 모습이 우리를 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 란 의심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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