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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년차 팀장 Jun 07. 2024

#1 좋은 사람 = 좋은 팀장?

내가 되고 싶은 팀장이 좋은 사람인지, 좋은 팀장인지


좋은 사람이 좋은 팀장이 되는 건 아니다.

1년 차 팀장의 큰 실수


많은 분들이 팀원이었던 시절 '내가 팀장이 된다면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3명의 팀장을 거치고, 주변의 팀장들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아마 대부분의 '내가 팀장이 된다면'의 답 중에는 '착한 팀장', '팀원들 편에서 싸우는 팀장', '팀원들이 편하게 대할 수 있는 팀장'이 대부분 포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또한 그런 팀장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하지만 팀장이 되고 나서 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바뀌었고, 이번 글에서는 팀원일 때 생각했던 팀장이 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사람 ≠ 좋은 팀장

처음 팀장이 되고 나서의 저는 여러 이유로 설렘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전부터 팀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어떤 팀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보니 드디어 내가 나만의 팀을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뻤거든요. 그중에 큰 부분 중 하나가 위에서 이야기한 '팀원들 편에서 싸우는 팀장', '팀원들이 편하게 대할 수 있는 팀장'이었습니다. 그때는 '좋은 사람 = 좋은 팀장'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사람'이 된다고 해서 '좋은 팀장'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너무 좋은 사람'이면 '좋은 팀장'은 될 수 없다고까지 생각할 정도로요. 1~2년간 위에서 이야기한 팀장이 되고자 나름의 노력을 해본 결과, 제가 깨달은 건 "'좋은 사람'과 좋은 팀장'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였거든요.  지금부터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좋은 사람을 포기한 계기

1년 차 팀장,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의 저는 '팀원을 위해주고 배려해 주면 고마운 마음에 보답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광고대행사라는 특성상 결국 사람이 매출을 만들어내다 보니 팀원이었던 시절, 많은 업무량과 야근, 매출 압박에 시달리다 보니, 그에 대한 반감으로 '압박을 하기보다는 좋게 이야기해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는 팀원의 실수에도 좋게만 이야기하고, 팀원들이 조금이라도 불리하면 나서서 싸워주기도 했고 실수를 했을 때에도 클라이언트와의 소통과 책임을 대신 처리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팀원들에게 '좋은 사람'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불만 사항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어려운 부탁도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좋은 팀장은 아니었습니다. 어려운 업무나 부득이하게 추가된 업무에도 제가 처리하는 게 당연하게 되었고, 팀원들이 종종 업무나 회사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요청도 하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 결과, 팀원들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고 팀의 생산성이 떨어져 성과도 좋지 못했습니다. 결국 '좋은 사람 = 좋은 팀장'이라고 생각했던 제 잘못된 생각 때문에 팀의 성과도, 팀원들의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끼쳤습니다.


예전에는 팀원들의 모습을 보며 부끄럽게도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고마워할 줄 모른다'고도 생각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팀원들이 업무를 도와주고자 했던 적도 많았고, 고마운 마음을 선물이나 편지로 표현하는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단순히 제가 그런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었고 팀원들은 '우리 팀은 그런 팀이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팀원의 성장도, 팀의 성장도 이끌어내지 못한 팀장이 되어있었고, 나중에는 저로 인해 발생한 문제임을 알았지만, '좋은 사람'에서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섣불리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착하기만 한 팀장', '팀원 편에서만 싸우는 팀장', '팀원들이 편하게만 대하는 팀장'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사람'이 되면 좋지만 상황과 사람에 따라 가끔은 쓴소리도 할 줄 알고, 회사의 편에 서서 팀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팀장이 되어 팀원과 팀의 성장을 이끌어내려고 고군분투 중입니다. 만약 이제 막 팀장이 되신 분이나 팀장을 꿈꾸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내가 되고 싶은 팀장이 좋은 팀장이 맞는지, 좋은 사람인지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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