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이야기
1.
노래는 ‘목’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
발음상 목은 닫고 막히는 소리이고,
몸은 둥글고 모이는 소리이다.
목은 빠져나가지만 몸은 가두고 돌린다.
목은 열지만 몸은 울린다.
다른 의미를 찾아보자면,
목은 몸의 일부이지만 몸은 몸 자체다.
몸의 모든 부분의 합보다 크다.
삶이라는 것이 더해져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 가사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음표에도 스며들어 있다.
그러므로 노래는 ‘몸’으로 하는 것이라고 할 때,
발성과 호흡을 위시한 스킬에 대한 조언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차원을 짚어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2.
처음 들을 때, 그 어떤 것보다 가사와 멜로디를 열심히 쫓아가게 되는 음악이 있다.
좋은 음악, 훔치고 싶은 음악일 경우 그렇다.
잔나비도 그런 밴드 중 하나다.
좋은 음악은 대부분, 어디서 들어본 듯 한데 알고 보면 뭔가 다른 그런 음악이다.
3.
1집을 준비하며 스케치 작업 중이다.
스케치라기보단 데모 작업에 가까울 수도 있는.
프로듀서를 구해야 한다.
4.
처음 노랠 쓴 건 2007년이고
본격적으로 노랠 쓴 건 2012년 말부터다.
그때 쓴 노래들을 아직 내놓지 못했고
그래서 여전히 그 노래들은 내 색깔이다.
내놓게 되면 내 색깔도 달라질까?
그렇든 그렇지 않든
한 걸음 내딛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세계라는 건 분명 존재하고
그렇기에, 1집이라는 건 내게,
어떻게든 무엇이든 다룬 풍경을 보기 위한
한 걸음이다.
그 의미가 가장 크다.
5.
허클베리핀의 이번 앨범 <오로라>.
새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