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단상 #4

by 엔틸드

1.


스케치 수준의 편곡이지만, 편곡을 하다보니 미디 작업이란 게 얼마나 골때리는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드럼, 베이스, 기타, 피아노 부터 시작해서 타악기와 스트링 일렉트로닉 소스까지 대체 1인 몇 역을 하고 있는 건지, 이건 내 편곡 능력의 한계라기보다 시간 및 인력 대비 투입 인력의 한계 같다. 이래서 어떤 식으로든 협업이 참 중요하다. 그러니 나도 욕심을 적당히 내야겠다. 뉘앙스만 잘 전달되도록. 그 이상 하려고 하지 말고. 난 천재가 아니다. 편곡은 곡을 위한 것이다. 곡을 살리자. 그게 제일 중요하다.


2.


1차 스케치를 약간 더 손 보았다. 몇몇 트랙의 섹션을 고치고, 악기를 보탰다. 그것 외에는 다른 작업을 하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버려, 오늘은 의지적으로 트랙을 바운스해서 의지적으로 들어보았다. 버스에서, 집에서, 아무때나 틀어놓기도 하고...그런데 의외로 들을수록 괜찮다. 분명 엊그제까지는 고칠 부분이 마구 보였는데! 물론 더 손을 보고 신경을 쓰긴 하겠지만, 괜찮게 들리는 시점이 있다는 건 중요한 포인트다.


3.


아는 뮤지션에게 프로듀서를 연결해줄 수 있는지 문의했다. 음원도 보냈다. 어떻게 될지. 이제부터는 비지니스, 그러니까 사업의 영역이 끼어들게 되는 시점이다.


4.


IMG_0129.jpg


1집 스케치를 하면서 느낀 건, 이것보다 더 좋은 편곡이, 섹션이, 연주가 가능하지 않을까? 란 물음에 응답할 수 있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점이었다. 하이큐의 멋진 캐릭터 니시노야가 말하는 것처럼 "선택의 수가 늘어난다는 걸 알고도 하지 않는다면 너무 시시하다." 더 좋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면 그걸 배우고 익혀 적용하면 훨씬 좋은 거니까. 그게 더 재미도 있고.

1집에서 바로 시도하기 힘들다는 건 알고 있다. 지금은 여기까지가 내 한계다. 하나의 루틴이 돌아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겠단 느낌이 든다. 환경에 있어서도 정비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고, 개인의 의욕 충전과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 지금은 어쨌든 결과물을 도출하고 선보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단상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