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하고 답답한 일상이지만 그래도 세상은 좋아지는 것도 있다. 그중의 하나가 Netflix이다. 최근에 [사랑의 불시착]이란 연속극을 아주 재미있게 봤다. 남, 북 관계를 지들 편한 대로만 이용하는 신물 나는 정치 패거리들의 시각이 아니라 산뜻한 젊은 시각으로 아주 잘 표현했다. 폭력적이고 잔인해야 할 북한 장교가 믿음직하고 정직했다. 가장 세속적이어야 할 것 같은 남한의 젊은 여 사장이 속 깊고 맑은 모습이다. 이들의 멋지고 안타까운 사랑을 보면서 통일에 부정적일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이 드라마에 북한 무당이 등장하는데 접신(接神 - 신과 접촉함) 하기 위해선 항상 방울을 흔든다. 점치다 걸려서 선선한데(노동 교화소) 다녀와서 몰래 점 쳐주러 다니면서도 점괘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방울을 딸랑딸랑(jingle -jangle) 흔들어 댄다. 아마도 그녀의 신(神)은 방울 소리를 듣고 오는 것 같다. 하긴 ‘음향 효과’를 사용하지 않는 종교는 하나도 없다.(목탁 없는 절을 상상해 보라)
공자가 위(衛) 나라에 갔을 때 왕비인 '남자(南子)'가 공자를 만나자고 청을 넣었다. 참고로 '남자'는 성(性)적으로 매우 스캔들이 많은 여자였다. 공자는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부득이하게(왜 부득이했는지 기록은 없다) '남자'를 만나러 갔다. '남자'는 성긴(가린 듯 만듯한) 장막 안에 앉아 있었고 그녀의 방에 들어간 공자는 그녀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녀는 장막 안 으로부터 공자에게 두 번 절했다. 그리곤 '차고 있던 옥 구슬 장신구에서 짤랑~하는 소리가 났다(环珮玉声璆然)' 왜 옥구슬 소리가 났을까? 이 일 이후 공자의 제자인 자로(子路)는 공자에게 불쾌해했다(不悅). 자로는 왜 공자에게 화를 냈을까(『논어』 옹야편 28장과 『공자세가』에 나온다)
역병이 일 년 묵은 금년은 침묵의 봄이 이어지고 있다. 꽃이 피는 것도 심드렁하고 새들의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얼음기 없는 냇가의 물도 그저 소리 없이 흐르는 것 같다. 마음이 닫히니 귀도 닫히는 것일까?
Fashion상품은 공산품이다. 하지만 다른 공산품과 달리 사람의 몸과 직접 교감하는 물건이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며 몸으로 느끼는 상품이다. 새 옷에서 나는 옅은 냄새가 첫 만남의 설렘을 느끼게도 한다. 세탁한 옷에서 나는 섬유 유연제 냄새에 괜히 하루가 상쾌하게 시작되기도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Fashion의 청각적 요소는 자취를 감추었다. 마치 D.D.T. 에 학살당했던 어느 해 봄처럼!
Fashion에 소리 또는 음악을 입히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길타구 무당 방울을 달자는 이야기는 아니구!"
위 사진 : 남자역을 맡은 중국 여배우 사진이다. 남자는 천성이 음란했다고 전한다.
아래 사진 : 공자가 남자를 만나는 장면. (출처는 모두 百度(baidu.co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