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늦은 봄날 나는 동향(桐乡)에 있는 지사에 가기 위해 상해 홍교 공항에 내렸다. 그런데 지사 총경리와 딸랑이(기사)와 의사소통의 문제로 공항에 픽업을 나오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회사와 상해 홍교 공항은 편도 두 시간이 족히 걸리는 거리인지라 불편해도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거리가 멀고 고속도로 비용도 있으므로 최소 몇백 위안은 낼 것을 각오했다.
그런데 말쑥해 보이는 택시 기사가 다가와 행선지를 묻더니 동향까지 80위안을 부르는 것 아닌가? 다만 합승해야 한다는 조건인데 이미 3명이 차에 탔으니 바로 출발한다는 것이다. 나는 운이 무척 좋다는 생각을 하며 80위안을 건네고 그 차를 탔다. 그 차는 내가 타자마자 약속대로 바로 출발했다. 중국 사람들도 상상을 못 하는 일을 내가 또 해낸 것이다.
그런데 택시는 불과 20분도 못 가서 상해시와 가경 시 경계의 고속도로 입구에 멈추고 기사가 내렸다.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승객들이 별 동요가 없어 나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차에서 내려 택시기사에게 어떤 상황인지를 물어봤다. 기사는 상해에 손님을 내려놓고 동향 방향으로 가는 빈 차를 잡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순간 기가 막혀, “네가 동향까지 가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택시기사는 씩 웃더니 명랑한 어조로 대답했다. “왕복 고속도로 비용만도 200위안이 넘는데 어떻게 320위안 (80원 X 4명) 받고 왕복 네 시간이 넘게 걸리는 길을 가냐? 그러고 보니 다른 승객들은 이런 시스템을 알고 묵묵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고 나만 혼자 잘난 척하다 바보가 된 상황이었다.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 마침내 동향을 지나가는 차를 잡았고 택시기사와 동향 방향으로 가는 소형 승합차(중국에선 빵차(面包车)라고 한다.-우리나라 다마스와 비슷 하지만 품질은 매우 열악하다) 기사는 흥정을 시작했다. 그들은 15분 가까이 협상을 벌인 후 상해 택시기사는 소형 승합차 기사에게 120원을 건넸다. 우리는 빵차에 옮겨 탔다.
도로의 진동과 소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빵차가 두 시간 남짓 달려 동향 인터체인지에 도착하자 갓길에 차를 세우더니 내리라고 했다. 최소한 톨게이트까지라도 가야지 여기서 어떻게 내리냐고 했더니 그러면 회차하기 위해 돈을 내야 하는데 줄 거냐고 했다. 얼마냐고 했더니 80위안이라고 하는데 아무도 낸다는 사람이 없었다. 나도 오기가 나서 내겠다고 하지 않았다. 결국은 출장 가방과 여행용 트렁크를 끌며 고속도로를 30분 가까이 걸이 톨게이트 앞에서 택시를 잡는 신세가 됐다.
중국 속담에 '한 푼의 돈엔 한 푼짜리 물건이다(一分钱一分货)'라는 말이 있다. 즉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 만일 있다면 반드시 그에 상당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모르고 싸고 좋은 것을 찾는다면 반푼이(二百五)가 되는 지름길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반푼이는 나름대로 열심히 머리를 쓰며 다른 사람들은 전부 자기만큼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녁에 잠자리에 누웠는데 침대가 빵차처럼 흔들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온몸이 뻐근하고 신경질은 나는데 신경질 부릴 대상을 찾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