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뒤적여 보면 아주 완곡하게, 어떻게 판단하면 되는지 설명하고 있다. 공자는 일단 서로 싸우는 싸움판에서 눈을 떼고 다른 곳을 보라고 한다.
그의 하는 짓을 보고, 그의 의도를 살피고, 그의습관을 관찰한다면 사람이 어찌 자기를 숨길 수 있겠는가? 사람이 어찌 자기를 숨길 수 있겠는가?①
잘못하지 않았다고 박박 우기는 말을 듣고 짜증을 낼 것이 아니라 하는 짓, 의도 그리고 습관을 찬찬히 살펴보면 답이 딱 나온다는 말이다.
요걸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이 사귄 친구들을 살피고, 목적을 달성하기 채택한 방법을 관찰하고, 그가 편히 여기는 것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이해하라.②
그러니까 그 사람의 하는 짓이 뭔지 알려면 그 사람이 사귀는 주변의 사람을 보면 된다는 뜻이다. 또 그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려면 그 사람이 목적 달성을 위해 채택한 방법을 보면 답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사람이 편히 여기는 상황과 반대의 상황을 이해하면 그 사람에 대한 이해는 확실히 된다는 해석이다. 나름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드는 해석이다.
이쯤 되니 대강 감이 잡히는 것도 같다.
그런데 분명히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틀림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박박 우길 수 있을까? 그것도 혼자 박박 우기면 저놈이 나쁜 놈이라고 웃고 말 텐데, 높은 분 여럿이 떼를 지어 우기는 건 어찌 된 영문인가?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의외의 곳에서 찾았다.
검찰과 싸우라. 의심을 만들어 내라. 검찰이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는 근거를 찾아내라. 그러고 나서 당신의 편을 데려오라. 지지해 줄 전문가를 고용하라. 교유한 '정치적' 성과를 제시하라. 대중언론에 전면광고를 게재하여 검찰의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라.③
사실 위 문장의 주어는 검찰이 아니라 과학이다. '정치적'은 '과학적'이고 '검찰의 수사'가 아니라 '과학자들의 연구'이다. 흡연과 폐암 사이의 관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담배회사들의 대응 전략이다.
이들은 끝까지 완벽한 증거를 요구하는 논란을 만들며, 수십 년 간 지속적으로 미국 대중을 속였다. 물론 그동안 열심히 담배 팔아 엄청난 돈을 벌었다. 이 캠페인은 너무 성공적이어서 [담배 전략(tabaco strategy)]으로 불리며 다른 음모론에 널리 활용되는 기법이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나 밝혀진 사실은, 담배회사들은 자사 제품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④
높은 자리에서 폼 잡는 분들은 우리 같은 소인들과는 다르다. 그분들은 하늘의 해와 달과 같아서 모두가 훤히 볼 수 있는 존재들이다. 잘못을 해도 전부 보이고 그것을 고쳐도 바로 보인다. 그래서 잘못한 것을 시원히 인정하고 고친 분들은 언제든 다시 더 좋은 기회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놈들은 절단 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담배 전략]을 통해 그만큼 이득을 챙겼으면 이제, 그만 우려먹을 때도 된 것 같다.
대문 그림 : 담배가 해로운 걸 알면서 하는 선전의 예. 결과적으로 속은 사람만 바보 됐다. (출처; https://me2.kr/oCOGF, 검색일. 2023. 02.23.)
① 김학주 역주 『논어 論語』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서울. 2009. pp. 24-25.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子曰: 視其所以, 觀其所有, 察其所安, 人焉廋哉, 人焉廋哉?
② 杨伯峻。『論語譯註』中华书局. 北京. 2019. p.16. 원문은 다음과 같다. 考察一个人所结交的朋友,观察他为达到一定目的所采用的方式方, 了解他的情, 安於什么, 不安於什么。
③ 리 매킨타이어(Lee Mclntyre). 노윤기 옮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 ㈜위즈덤하우스. 서울. 2022. p.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