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통풍’ 치료법 - 三月不知肉味。

제7 술이 편(第七 述而篇) - 14

by 누두교주

나는 알렉산더 대왕, 루이 16세, 뉴턴, 다빈치, 그리고 벤자민 프랭클린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통풍(gout)’을 앓는다는 점이다.


통풍은 대사 물질인 요산이 소변 등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몸에 쌓여 염증성 통증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술·고기를 자주 먹고 움직이지 않는 이들이 걸려서 ‘황제병’이라는 별명도 있다.

이 고약한 친구가 나에게 깃들고 나서, 평소 증세가 없다가 느닷없이 엄지발가락 부근이 빨갛게 부풀며 몹시 아픈 일이 두 번이나 있었다. 특히 가장 곤히 잠들 새벽녘에 아파서 잠이 깨는 느낌은 매우 불쾌하다.

발작이 일어나 병원을 찾으면 항상, 검사 – 협박 - 투약의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검사는 피를 여러 항아리 뽑고, 투약은 당장 아픈 것을 멈추게 하는 약과, 매일 여러 날 먹어야 하는 약을 한 보따리 사야 한다. 협박의 경우, 가장 점잖은 표현이 아래와 같다.①


“제대로 관리 안 하시면 심장과 혈관, 신장을 망가뜨릴 수 있어요”


하지만 통증이 사라지면 슬그머니 약을 중단하게 되고 고기와 술을 다시 시작한다. 언제까지? 또 통증이 발작할 때까지!




그런데 『논어』를 읽다가 통풍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발견했다. 아마 『소인 논어』가 세계 최초로 논어에서 의학적 질병 해결 방안을 발견한 쾌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찬찬히 잘 들여다보면 통풍뿐만 아니라, 내장지방, 비만, 대사 증후군, 고혈압, 그리고 일부 정신 질환까지도 치료, 또는 최소한 완화 시킬 수 있는 위대한 발견이다. 우선 해당 본문을 보자.


공자께서 제나라에서 소(韶)라는 음악을 들으시고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잊으시고는 “음악 연주가 이런 경지에 이를 줄을 몰랐다” 하시었다.②


석 달 동안 고기를 끊는다! 그럴 수만 있다면 통풍을 비롯한 여러 가지 만성병의 근원적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고기가 또 땡길만하면, 그 음악을 한 번 더 들으면 될 것 아닌가!


천하의 훌륭한 임금인 순(舜) 임금의 음악이니 얼마나 좋을까? 공자님도 좋다고 했으니 틀림없이 매력적인 음악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 좋은 음악이 교과서에 없는 학교 교육의 문제점에 잠시 흥분하기도 했다. 동시에 류마치스 내과에서 이 음악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음모론 적 분석을 시도하기도 했다.


어렵지 않게 소(韶)라는 음악을 찾았다. 놀랍게도 지금도 그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출처: 유튜브(https://vo.la/na4 cy), 검색일. 2023. 5. 19.


지금 들어보니 이런 음악 듣고 고기 맛을 잊어버렸다는 것이 전혀 이해가 안 된다. 하지만 당시는 기타도 없고 마이크도 없었으며 한우도 없고 후추나 머스터드 소스도 없던 시절이다. 어쩌면 이 음악이 가장 최신 음악이거나 공자 취향에 맞는 음악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불금’이니 어쩌고 전화를 돌릴 오후 시간이지만, 오늘은 슬며시 짐을 싸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 모처럼 자전거 끌고 양재천변을 어슬렁거릴 참이다. 이것저것 음악도 들으며 나에게 맞는 곡도 찾아보면서 말이다.


“병도 오래면 정들어서 안 떠난다③”는데 원수 삼아 죽이려고 덤빌 일이 아니라, 저는 저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살면 그만 아니겠는가? 다만 미련하고 어리석게 퍼먹는 일은 좀 삼가고, 운동도 적당히 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거기에 더해, 내 마음에 좋은 음악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어쩐지 공자님이 마음에 든다.



① 위 문맥의 의학 관련 지식 출처; https://vo.la/Z5H3q. 검색일. 2023.5.19.


② 김학주 역주 『논어 論語』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서울. 2009. pp. 108-109.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子在齊聞韶, 三月不知肉味, 曰: 不圖爲樂之至於斯也.


③ 박준 지음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지성사. 서울. 2018. p. 41.


keyword
이전 09화늘 새로운 실패 - 不遷怒 不貳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