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로운 실패 - 不遷怒 不貳過

제6 옹야 편(第六 雍也 篇) - 3

by 누두교주

『논어』는 가끔 매우 솔직하다. 전지전능한 초자연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고 등장인물 누구도(공자를 포함해) 완벽하지 않다. 심지어 공자가 인정한 가장 훌륭한 제자도 잘못을 범하긴 매 한 가지이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지금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것도 있다.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는 것, 또는 화가 나도 남에게 화풀이하지 않는 것(不遷怒)이 그것이다. 그리고 더 어려운 일은 같은 잘못을 두 번 하지 않는 것이다.(不貳過)




공자가 가장 아끼던 제자가 공자보다 먼저 죽었다. 공자는 처음엔 담담히 제자를 추억한다. 제자를 칭찬하되 진실하고 소박하다. 그러다 그 제자를 그리워하는 절절한 마음이 점차 드러난다. 늙은 공자의 촉촉이 젖은 눈빛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구절이다.


애공이 “제자들 중에 누가 배우기를 가장 좋아합니까? 하고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안회라는 사람이 배우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는 화가 나도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고, 동일한 과오를 되풀이하여 범하지 않았는데,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서 벌써 죽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①


어쩌면 완전무결하고 전지전능한 어떤 분이 우릴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사고 치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 구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분노를 홀로 삭이고, 자신의 실패를 처절하게 반성하며,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으로 말이다.




나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의 허물을 알고 있다. 그는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것은 분명하다.


https://vo.la/T4tQh


그는 그 한 번의 실수로 자신의 사회적 목숨을 스스로 거두었다. 그러나 같은 행동을 한 사람들 중, 시인과 같은 처절한 반성의 모습을 보인 사람들은 없다. 아직도 높은 감투를 쓰고 거들먹거리고 있다. 그런 종자들은 틀림없이 최소한 한 번은 더 같은 짓을 했다고 확신한다.


모처럼 오른 여행길에 시인의 책과 동행했다. 그가 쓴 실패를 노래한 시를 다시 만났다. 아마도 시인은 자신의 실패를 정직하게 성찰하며 새로운 실패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다.


이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말고

준비에 실패함으로

실패를 준비하지 말고

실패를 정직하게 성찰하며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



대문 그림 : '5.18 전야제 룸살롱 술판'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그림의 하나. 아마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출처 : https://han.gl/BoqDc, 검색일, 2023.3.17)


① 류종목 지음 『논어의 문법적 이해』 ㈜문학과지성사. 서울. 2020. pp. 180-181. 원문은 다음과 같다. 哀公問: “弟子孰爲好學?” 孔子對曰: “有顔回者好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未聞好學者也.” (단락은 내가 나누었다)


② 박노해 지음 『오늘은 다르게』 (株) 해냄 출판사. 서울. 1999. p.153. 시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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