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 반항하라① - 歸與! 歸與!

제5 공야장 편(第五 公冶長 篇) - 22

by 누두교주

매우 절망스러운 사나이가 있었다. 그는 50이 넘어 해외 취업을 결심했다. 그러나 매번 실패했다. 연봉이 맞지 않아 포기한 경우도 있고, 여자 문제로 일이 성사되지 않은 적도 있으며, 그를 경계한 내부자의 반대로 꽝 된 적도 있다.


끝내 집단 폭행을 당하기도 했고 그 와중에 굶어 죽을 수도 있었던 비참한 상황에 처하기도 있다. 절망의 바닥에 가까워지면서 가까운 사람들의 불만을 만나기도 했고, 10년이 넘는 객지 생활에서 질병과 늙음은 더욱 빠른 속도로 그의 주변을 어른거렸다.


‘진나라에서 식랑이 떨어지다. (在陈绝粮)’. 식량이 떨어지면 굶는 수밖에 없다. 게다가 누군가 때리러 오는 장면이다. (출처, baidu.com)


다른 선택은 없어 보였다.


결국 그는 꿈을 접었다. 취직해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평생의 꿈을 60이 넘어서야 버린 것이다. 처참한 패배이고 완벽한 실패였다. 이제 남은 삶은 뒷방 구석에 쑤셔 박혀 죽음을 기다리는 것 말고 다른 선택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쇠로 된 방안에 한 줄기 빛도 없이 갇힌 이 사내는 반항을 시작했다. 도무지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항쟁을 시작한 것이다.


돌아가야겠구나! 돌아가야겠구나! 우리 고향 마을의 젊은이들은 뜻이 큰 반면에 치밀하지 못하고, 겉모양이 찬란하게 문채를 이루었으나 일을 재량 할 줄 모른다. ②


그는 절망에 순응해 포기하는 대신 희망을 생각했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평생의 꿈 대신에, 고향의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사교육 선생으로 데뷔하겠다는 것이다. 비겁한 타협의 ‘정신 승리’가 아닌 철저한 자기부정을 통한 새로운 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장사의 출로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 날이 벌써 3년이 넘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부터인가 아침 출근길이 묵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희망은 잊은 지 오래고, 다만 절망의 밑바닥에 닿지 않으려고 치는 발버둥이 고단할 따름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결에 출근길 시집을 지니지 않게 되었다. 시(詩)를 담을 촉촉함이 내 마음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저 휴대폰을 들여다보거나 한문책을 읽으며, 잠시라도 때없이 감겨드는 절망의 혓바닥을 잊는 선택을 했다. 물론 잠시 자기를 속이려는 행위임을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다음은 더욱 심한 고독감 또는 허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날이 아주 오래 반복되었다.


그러다 오늘 아침 중국 소설가 노신(魯迅)을 연구한 책을 읽다가,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쳤다.

노신은 절망의 삶을 살았고 희망을 냉소하고 저주했던 사람이다.


절망이 허망한 것은 희망이 그러한 것과 마찬가지다!③


그래서 그는 희망조차도 절망과 나누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희망을 이야기했다.


희망은 미래의 소관이다.


(모두가) 내가 희망이 없음을 증명하더라도 그(내)가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꺾을 수는 없다.④


이 글을 곱씹으며 드는 생각은 글로 표현할 수 없다.



대문 그림 : 『절망에 반항하라(反抗絶望)』책 표지.


① 책 제목이다. 왕후이 지음, 송인재 옮김 『절망에 반항하라』 2014. ㈜글항아리. 중국어 원문은 『反抗絶望』이다.


② 류종목 지음 『논어의 문법적 이해』 ㈜문학과 지성사. 서울. 2020. pp. 166-167.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子在陳, 曰: "歸與! 歸與! 吾黨之小子狂簡, 斐然成章, 不知所以裁之."


③ 왕후이 지음, 송인재 옮김 『절망에 반항하라』 2014. ㈜글항아리. 경기, 파주. p. 304. 재인용.

④ 위의 책 324. 재인용. 괄호 안은 내가 써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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