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이

by 누두교주

뽀글이(1)는 틀림없이 사슴과 개의 잡종이라고 생각한다. 서글서글한 눈도 그렇고 껑충껑충

뛰어오르는 도약력도 영락없는 사슴이다.


뽀글이는 처남(2)이 키우는 강아지인데 그 이유로 해서 개털이 와는 시골집에서 주기적으로 만난다. 개털이는 뽀글이에 비하면 “뚱뚱하고 굼뜨며 성질 나쁜 늙은이”다. 또 뽀글이가 볼 때 개털이는 ‘눈치코치 없이 우겨대는 멍청한 녀석’ 일 수도 있다. 개털이가 할 수 있는 이른바 ‘개인기’는 ‘손’ 밖에 없다. 그것도 먹을 것을 보여준 후에야 가능하며 그나마 오른손밖에 못 내민다. 그러나 뽀글이는 ‘손(오른손 왼손 다한다)’은 기본이고, ‘빵야(3)’, ‘주세요(4)’, ‘기도(5)’등 못하는 것이 없다. 그러니 간식은 뽀글이 차지가 될 수밖에 없고 개털이는 안달이 나서 앙탈을 부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개털이는 소란스럽게 “왈, 왈” 짖어대며 안달이지만 뽀글이는 한 번도 짖는 소릴 들어 본 적이 없다. 현실적으로 짖을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안에 있다가 마당에 나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털이는 보름이 와 ‘아무렇지도 않고 뭐랄 것도 없는 아는 사이’ 이지만 뽀글이 에게 보름이는 ‘매우 두려운 대형견’이었다. 따라서 정자에 나가 식사를 하거나 마당에서 일을 할 때 뽀글이는 주인 옆에 딱 붙어서 갖은 개인기를 다 부리며 졸졸 따라다녀야 하지만 개털이는 여유 있게 마당을 거닐며 바깥바람을 즐긴다.


(1) 털이 뽀글뽀글해서 뽀글이라고 한다. 물론 털이 뽀글거리지 않는 푸들 종은 없지만 개 이름은 개 주인이 붙이기 나름이다.


(2) 보름이 집을 지을 때 나는 뙤약볕 아래 외바퀴 수레에 보도블록을 하염없이 나를 때 이미 지붕과 펜스가 완성되어 그늘진 보름이 집 안에서 보도블록으로 바닥을 깔던 바로 그 처남이다. 생각할수록 부아가 난다.


(3) 뽀글이를 보고 ‘빵야!’라고 하면 그대로 (총 맞은 것처럼) 쓰러진다.


(4) 간식을 준비하고 ‘주세요~’라고 하면 앞발 두 개를 팔에 턱 얹는다. 마치 사람이 ‘주세요’ 하는 것 같다.


(5) 간식을 바닥에 놓고 ‘기도!’라고 하면 두 손을 모으고 엎드려 기도 하는 것 같다. ‘먹어’ 그럴 때까지 기도 한다.


** 사진설명 : 뽀글이

뽀글이는 틀림없이 사슴과 개의 잡종이라고 생각한다. 서글서글한 눈도 그렇고 껑충껑충

뛰어오르는 도약력도 영락없는 사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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