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품팔이'는 그날 일하고 그날 품삯을 받는 것을 뜻한다. '싼허'에서 날품팔이 일을 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띠아오 마오(叼毛)(2)'라고 부른다. 이른 아침에 인력 시장에서 날품팔이를 모집하는 고함 소리를 듣고 서두르는 띠아오마오 들은 기름에 떡이진 머리칼을 간단히 정리하며(油腻的头发简单理顺)' 뛰어간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주로 택배(快递) 물류작업, 건설현장 노동(工地), 그리고 경비직(保安) 정도이다. 택배 물류 작업은 스캔하고, 포장하고, 분류하는 등의 일로 한 시간에 9위안 - 16위안의 임금을 주는데 보통 주간, 야간, 심야로 나누어 10시간씩 일을 한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도 일을 얻을 정도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 일자리이다. 건설 현장 노동은 청소, 건자재 운반, 실내 인테리어 등이며 보통 8시간 노동을 하거나 추가할 경우 잔업 수당을 받을 수 있다. 통상 하루에 160-220위안을 받을 수 있다. 경비직의 경우 가장 수요가 많은 것은 현장 질서유지 업무인데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이 일은 신체 규정(신장 170cm 이상 등) 및 복장 규정(경비복 및 신발)이 있어 비교적 까다로운 요구를 걸고 있으나 일이 쉽고 게으름을 피울 수 있어 띠아오마오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무이다. 하루 급여는 12시간 근무에 130-160위안 사이이다.
이 보고서의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가 이장에 출현하는데 그것은 '꽈삐(挂逼)(3)"이다. 꽈삐는 '싼허' 지역에서 매우 풍부한 함의로 사용되는데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술어로 사용될 경우 가장 심한 표현으로는 '사망'이다. 모모(某某)가 꽈삐 됐다고 하면 죽었다는 뜻이 된다. 그다음으로는 경찰에 잡혀갔다, 돈이 없어 굶었다, 잘 곳이 없는 등의 경우에도 '꽈삐 됐다'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띠아오마오들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나 꽈삐됬다(我挂逼了)'라고 간단히 표현한다. 물론 날품팔이를 통해 몇 푼의 돈이 생길 경우 당연히 꽈삐 상태는 소멸된다. 꽈삐는 다양한 상황에서 접두어로 활용된다. 예를 들면 '꽈삐생수(挂逼水)'는 큰 병 한 병에 2위안으로 '싼허' 지역 외에는 없는 초저가 상품을 표현한다. '꽈삐 국수(挂逼面)'는 한 그릇에 5위안, '꽈삐 잠자리(挂逼床位)'는 하룻밤 15위안, '꽈삐 휴대폰(挂逼手机)'은 수 십 위안에서 심지어 10위안 이하짜리도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 꽈삐’가 방어기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만일 스스로를 꽈삐라고 칭할 경우,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돈을 빌려 달라 거나 담배를 나누어 피자는 등의 쓸데없는 금전상의 손실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경우이다.
이곳 '싼허'에는 단지 날품팔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정규직(正式工)도 있고 임시직이지만 일정기간 근로가 보장되는 경우(临时工)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규직이나 임시직의 경우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악덕중개업자(黑中介)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기업 또는 공장과 노동자가 직접 노동계약을 맺지 않고 기업은 중개업자(4)와 계약을 맺고, 노동자도 중개업자와 계약을 맺는 구조이다. 따라서 노동자는 취업이 결정되면 신분증을 중개업자에 맡기게 되며, 가불(开支)이 필요할 경우 취업한 기업에서 가불을 받는 것이 아니고 중계업자로부터 받는 구조이므로 노동자의 선택은 극도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 파견노동 방식(劳务派遣模式)'을 통해 기업은 노동법이 정하는 근로조건과 복리후생의 부담을 덜 수 있고 악덕 중계업자는 이 과정에서 소개비(介绍费)를 챙길뿐더러 노동자의 임금의 일부(提成)를 지속적으로 챙기게 된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노동자의 수입은 기본적인 대도시 생활이 근본적으로 부족한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생계 대책이 없는 노동자의 경우 처음에는 "우선 뭘 하든 상관 말고 굶어 죽지 않으면 다행이다(先别管是做什么, 不至于饿死就行)"라는 심정으로 악덕업자의 소개에 따라 취업하지만 시간이 지나 악덕 업자와 기업의 착취구조를 알게 된 '싼허' 청년들은 이러한 악덕 중계업자를 가장 경멸(鄙夷)하며 그들의 가혹한 착취에(盘剥) 극도의 적대적인 심리상태를 표현한다. 이러한 착취 기업과 악덕 중계업자의 농간을 피해 '싼허' 청년들이 선택한 것이 날품팔이이다. '싼허' 청년의 시각에서 날품팔이가 갖는 정규직(파견노동)과의 차이점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① 근무시간이 자유롭다. 심지어 하루 단위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몇 시간만 일할 수 있다. ② 입사를 위한 신체검사, 면접시험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➂ 근로 지역이 선쩐 시내이며 출, 퇴근의 차량이 지원된다. ➃ 단기간 노동이므로 특별히 노동환경(에어컨 유무, 숙소 유무, 휴대폰 휴대 가능 여부, 입식 업무인지 좌식 업무인지 등)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없다. ➄ 모집인과 노동자가 서로 익숙해(常来常去, 比较熟悉) 신분증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고 경제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날품팔이 노동자를 구하는 시간은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로 나뉘는데, 오후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싼허' 청년들은 ‘몽롱한 상태로 졸거나(迷迷瞪瞪地打盹)’, ‘멍 때리면서(发呆)’ 시간을 보낸다. 저녁 8시에 마무리되는 야간 노동자 모집 자리를 구하지 못한 '싼허' 청년들은 잠들 시간까지 ‘빈둥거리거나(打发时间)’, 도박 등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계단이나 벽 등에 기댄 채 노숙을 하거나, 잠자리를 찾아간다. 적막에 빠진 '싼허' 지역은 다음날 새벽 5시, 야간 노동을 마친 노동자가 돌아오는 시간부터 다시 소란스러워지고 주간 노동자를 구하는 시간과 겹쳐 다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1) 최초 출전은 『시경(诗经)』, 소아小雅, '녹명지 습(鹿鸣之什)', 의 두 번째 시인 '수레 끄는 네 마리 말(四牡)'과 8번째 시인 '수래 내어(出车)',그리고 '곡풍지 습(谷风之什)'의 7번째 시인 작아지는 빛(小明)에 보인다. 모두 "어찌 돌아가고 싶지 않으리"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김학주 2012, pp.228,229,250,472,611,612,613.)
(2) 원래는 광동 방언(粤方言)의 상스런 표현(口头脏话)이지만 '싼허' 청년들은 서로를 띠아오 마오라고 호칭한다. 하지만 '싼허' 지역의 날품팔이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쾌할 수 있는 호칭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띠아오마오 보다는 '싼허' 청년의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독일 철학자 막스 슈티르너(Max Stirner)가 말한 '적빈자(赤贫者)' 즉 '자본가 계급의 압 박에 저항할 힘이 없는 무산자가 처하게 되는 최후의 단계로 극도로 기진맥진한 무산 자' (왕후이, 2015)로 이해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4) 자본 측에는 노동력 수요를 보장하고 다른 한편으로 노동자 집단의 대표로서 자본 측과 담판을 지어 비정규 노동의 단기화 조건에서의 경제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자. 노동자의 경제적인 손실을 경감하는 동시에 실제로는 노동자에게 이중적인 착취의 조건에 처하게 함. (왕후이,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