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화장실이 둘 있어도 개털은 꼭 정해진 화장실에서만 배변을 했다. 특히 똥의 경우 죽는 날까지 배변 실수를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큰 두 덩어리로 끝나면 문제가 없으나 바닥에 작은 한 덩이, 그리고 슬리퍼 위에 작은 한 덩이처럼 작은 덩어리는 가끔 자랑하려는 급한 마음에 꽁무니에 달고 뛰어나와 결과적으로 엉뚱한 곳에 흩뿌리기도 한다.
하지만 개똥이 그렇게 무시와 경멸과 회피의 대상 일까? 나는 개털이 똥을 치울 때 가끔 아래 구절을 생각한다.
농사꾼에게 가장 귀한 것은 거름이다.
거름 중에서 가장 건 것이 바로 똥이다.
쇠똥은 푸석푸석하여 끈기가 없다.
소가 풀만 먹는 탓이다.
사람의 똥은 냄새가 독하지만 그래도 거름으로 쓸 수가 없다(1). 썩혀야 하는데 해동이 되어야 사람의 똥은 썩는다. 그러니 그것이 거름이 되려면 삼월이 넘어야 한다.
벼농사의 밑천이 되는 못자리는 삼월에 해야 한다. 못자리 밑거름으로 개똥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개똥이 땅에 묻히면 아주 건 거름이 된다.
그러니 못자리 농사를 제대로 하려면 농사꾼은 이월바람을 많이 맞으면서, 골목 여기저기 겨우내 개들이 질러놓은 똥을 많이 주워 모아야 한다(2).
기본적으로 사료만 먹이면 개똥은 절대 문제가 없다. 개에게 사람 먹는 것을 주면 매우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초콜릿이나 우유, 오징어 튀김이나 술이 그렇다. 여기에 더해 개에게는 매우 높은 염분 농도, 미처 알지 못했던 첨가 식품 또는 성분이 심각한 질병을 초래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단 간식을 많이 주면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강아지들도 사람 먹는 음식에 맛을 들이면 자기 밥(사료)은 먹지 않고 사람 밥상만 기웃거리고 마침내는 음식물 쓰레기 봉지를 헤집어놓는 참사를 벌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강아지가 먹는 모습이 예쁘다고 양념된 고기나 생선, 햄, 또는 스팸과 같은 가공식품을 많이 주면 여지없이 질척하고 냄새나며 징그러운 빛깔의 똥을 여기저기 찍찍 뿌려대는 낭패가 발생한다.
아내가 이른 아침에 다소 들뜬 목소리로 “아이 우리 예쁜 개털이~ 똥도 예쁘게 쌌네 “ 하는 소리가 들리고 변기 물 내리는 소리, 그리고 간식 주는 소리가 들리면 별 문제없는 하루가 시작되는 소리지만, 비명에 가까운 소리와 ”누가 저녁에 개털이 사람 먹는 거 줬어? “하는 까마귀 우는 소리만 못한 소리, 그리고 ”개털이 너! 이게 뭐야?” 하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 겹치며 마치 닭이 홰를 치듯 날개를 털면 나는 슬며시 개똥을 치우고 아주 낮은 저음으로 “나는 아냐!” 하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개털은 침대 밑에 기어들어가 어제 내가 아내 몰래 준 뼈를 주변에 늘어놓고 그중에 하나를 핥으며 전 날 붙어있던 고기 조각을 추억한다.
(1) 사람은 하루에 200그램, 1년에 80킬로그램, 평생을 따지면 6톤이 넘는 똥을 싼다. 사람의 대변 1그램에는 세균 약 400억 마리, 고세균 약 1억 마리가 들어있다. - 빌 브라이슨(Bill Bryson), 이한음 옮김. 2020. 『바디. 우리 몸 안내서. THE BODY. A Guide for Occupants』 까치. pp 350.
집에 화장실이 둘 있어도 개털은 꼭 정해진 화장실에서만 배변을 했다. 특히 똥의 경우 죽는 날까지 배변 실수를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큰 두 덩어리로 끝나면 문제가 없으나 바닥에 작은 한 덩이, 그리고 슬리퍼 위에 작은 한 덩이처럼 작은 덩어리는 가끔 자랑하려는 급한 마음에 꽁무니에 달고 뛰어나와 결과적으로 엉뚱한 곳에 흩뿌리기도 한다.
졸라대는 개털이.
개털이 스스로 생각해 자기가 훌륭한 일을 했다고 판단할 때 간식을 달라고 졸라댈 때의 당당한 표정이다. 주로 배변했을 때, 식구 마중을 다녀왔을 때, 전화 온 것을 알려 줄 때 등에 이런 표정을 지으며 졸라 댄다. 나는 채권자의 표정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은행의 봉은사역 지점 채권 담당 직원과 어떤 신용보증 기금 기업보증 담당 여자 차장의 표정과 매우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