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잡이(眼镜哥)

by 누두교주

두 번째 사례는 '안경잡이(眼镜哥)'이다. 그는 허난 성 모 도시에서 왔으며 단지 28세이지만 생활고로 고생한 탓에 실제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인다. 그는 머리숱이 적고 이마가 벗어져 남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가 '싼허'에 처음 왔을 때는 신문 읽기를 즐겨하는 등 다른 띠아오마오들과는 다른 높은 문화적 소양을 보이며 또한 호쾌하게 주머니를 열어(慷慨解囊) 띠아오마오나 따선들에게 몇 위안씩을 희사한다거나, 골목 안 땅바닥에서 정신없이 뒹구는 청년들을 보면 생수 한 병이나 몇 푼의 돈을 쥐어 주는 등 남다른 행동을 했다. 그가 '싼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날품팔이 경비일 뿐인데 '꽈삐경비'라는 자조 섞인 표현을 쓴다. 그는 정식 경비 자리에 대해서는 40세 이후에나 고려해 보겠다는 나태한 태도를 보임으로서 처음의 모습에서 점차 '싼허' 띠아오마오로 변해가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싼허'에 오기 전에 인테리어 자재 회사의 광고 업무를 담당하며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해 일을 했지만 진급하지 못했다. 심지어 새로운 지식과 능력을 가진 나이 어린 후배의 관리를 받게 되자 '싼허'에 와서 생활 방법을 바꿔보고자 했다. 그는 저축 잔액이 있는 동안에는 '체험 생활'을 하는 태도를 취했지만 돈이 떨어진 이후엔 빠른 속도로 '꽈삐' 상태에 녹아들었다. 그는 특히 PC방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해 이미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으며 휴식의 장소를 겸한다. 그는 하루 한 끼 먹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꽈삐' 국수도 거절하는 법이 없고 항상 달걀이나 닭다리를 추가해 먹는다. 3위안짜리 생수를 익숙하게 마시던 것은 이미 옛날이야기이고 지금은 1위안짜리 '꽈삐' 생수도 살 돈이 없는 상태이다.


그는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휴대전화의 SIM 카드를 팔지 말라고 권했었는데, 마침내 안경잡이 자신이 빈털터리가 되자 배를 채우기 위해 자신의 마지노선(底线)을 무시하고 한 번에 5장의 SIM 카드를 만들어 스스로 사용할 1장만 남기고 나머지는 팔아 버렸다. 그리고 2주일 후에는 휴대전화마저 팔아 버렸다.


그는 어떤 대화를 하든 간에 화제가 '빈부격차'에 이르면 스스로 아무런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의 사회 불공평에 대해 원망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빈부격차가 나날이 확대되는 사회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부유함을 희망하는 자신의 욕망을 전혀 실현할 방법이 없으며 이에 따른 상실감과 존재감은 심지어 수치감까지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싼허'에서는 약간의 돈만 있다면 잠자리, 식사, 그리고 오락(PC방)을 해결할 수 있으며 존재감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8세에 불과 하지만 스스로 '늙었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많은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분투하고 노력하지 않는 이유로 삼는다. 그런 그에게 '싼허' 지역은 수치감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존재감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는 분투할 목표를 상실했고, 진보의 동력을 잃어버렸다. 현재 그의 생각은 '싼허' 띠아오마오들의 일부분의 생각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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