쩌렁쩌렁한 알 수 없는 고함을 들으며 출근했다.
관찰일기
쩌렁쩌렁한 알 수 없는 고함을 들으며 출근했다.
횡단보도를 건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철 플랫폼으로 내려와, 그 고함소리는 저 멀리 사라지고 있다.
만사가 예민한 월요일 아침이었다. 으ㅏ!!!하는 하나의 외침에 대여섯 개의 시선들이 돌아보았다. 곧게 뻗어 굽어질 줄 모르는 그의 오른 다리와 직각으로 꺾여 뻗어질 줄 모르는 그의 오른 발목을 보고는 모든 이들은 제 갈길을 향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뛰어다니면 위험하오니...'라는 안내를 들으며 모두가 뛰어다녔던 에스컬레이터였는데, 알 수 없는 정체(멈춘 상태)가 있었다. 그 정체는 알 수 없는 정체로 인한 것이었다.
일마!!주러으먀!!!라고 외치는 그는, 정확하게 에스컬레이터 안내를 지켰던 유일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집 1층 스타벅스에서 근무하는, 유리문이 바스러지도록 박박 닦던, "안냐대여!! 스타벅습다!!!"를 쉴 새 없이 외치던 분을 문득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