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 진안으로 여행을 갔다 왔다. 한 달에 한 번은 토리와 장거리 여행을 하는 편이다. 토리가 차 안에서 답답할 수도 있어서 중간에 있는 휴게소마다 들러야 한다.
강아지를 데리고 여행하면서 가장 힘든 건 비 오는 날이다. 비 오는 날은 이도저도 못 한다. 숙소에만 갇혀 있고 세네 번 산책하러 마당에 잠깐 우산을 쓰고 나가야 한다. 여행 내내 해 쨍쨍하다가 둘째 날에는 생뚱맞게 하루 온종일 비가 왔다. 이런 날은 비가 정말 밉다.
이번에 여행하는 동안 한 곳에만 머물렀는데 주인집과 우리의 숙소는 마당을 같이 사용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주인집 강아지가 마당에서 항상 놀고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곳인 만큼 그 강아지의 성격은 아주 활달하고 사교성 좋았다. 한마디로 도도한 토리와는 정반대였다. 처음에는 활달한 강아지를 보고 토리도 이렇게 사회성이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웠다. 하지만 그 생각은 1분이 채 가지 못했다. 나에게 엉덩이를 밀고 만져달라고 부비적 대고 계속 나를 손으로 긁고 애교를 부렸다. 계속 그러니 좀 부담스러웠다. 토리의 차분하고 애교 없는 성격이 평소에 내심 불만이었는데 우리와는 토리 같은 성격이 맞는구나를 처음 느꼈다. 역시 정반대를 겪어봐야 소중함을 아는가 보다. 알고 보니 토리는 우리와 천생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