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천방지축이다. 3월 마지막 주에 비 같은 눈이 내렸다. 조금 오다가 그쳐서 산책을 나오니 해가 쨍쨍 났다. 얼마 전에는 과장 조금 보태 내가 날아갈 만큼 세찬 바람이 불었다. 날씨는 심술도 많고 천방지축이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는 따를 수밖에 없다. 날씨가 추우면 오돌오돌 떨어야 되고 날씨가 더우면 땀을 뻘뻘 흘려야 된다.
완벽히 우리는 을이다. 연애로 따지면 우리는 어차피 지는 게임이고 갑인 날씨가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갑이어도 가끔 보여 주는 햇살이 이토록 사랑스러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