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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Apr 28. 2017

@커피마쉴랭 4호_곰식_영등포구청

오래 버틴 커피집의 애환을 맛보고 싶다면

*커피집 이야기를 심심풀이로 볶아낸 커피 매거진


@커피마쉴랭이란?

일없는 노인네마냥 동네 커피집 탐방하며 내 입맛대로 쓰는 커피집 이야기다. 있는 척 아는 척 온갖 척은 다 하며 '미슐랭' 흉내내는 놀이로서 "나 커피 마쉴래, 힝-"의 준말임.

@커피마쉴랭의 평가 기준

•커피맛 : 언제나 맛보지만 커피맛은 주관적. 그날의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커피집 분위기에 따라, 그리고 나의 입맛에 따라, 무엇보다 커피에 대한 내 짧은 지식에 따라. 그리하야 약간의 신뢰만 가지시길..
•분위기 : 언제나 느끼지만 분위기도 주관적. 사람에 따라, 소음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음악에 따라, 조명에 따라, 냄새에 따라, 커피맛에 따라, 인테리어에 따라, 가게 위치에 따라, 주인장의 호감도에 따라, 무엇보다 내 감성의 굴곡에 따라. 그리하야 어느 정도만 고려하시길..
•주인장 호감도 : 주인장 호감도는 이미 주관적. 오가는 손님에 따라, 그날의 일진에 따라, 주인장의 타고난 성격에 따라, 주인장과 손님의 케미에 따라, 무엇보다 주인장과 내 자아의 맞닥뜨림이 가져올 결과에 따라. 그리하야 다른 누가 아닌 나에게만 매우 중요할 수 있음을 이해하시길..

@커피마쉴랭의 당부

커피와 커피집에 대한 내 평가에 너무 진지하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재미로 쓰는 이야기이므로. 커피맛은 직접 가서 맛보길 바란다. 그대 입맛이 세상 최고의 입맛이고, 그대 감성을 넘볼 이 아무도 없으므로. 그리고 거게가 사라지기 전에 가 보길 바란다. 너무나 많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떠나가는 게 현실이므로.


커피맛 ++++

자주 (아주 자주 말고 조금 자주?) 가는 집 기준이다. 주인은 날 모를 테지만. 라떼가 괜찮다. 달달하거든. 물론 뭐 연애를 시작할 때 즈음의 달달함과는 다르지만. 그리고 뜨거운 라떼가 아니라 아이스 라떼가 주종목이다. (아이스라떼 하면 어디? 바로 요-기) 달달한 라떼를 원한다면 이곳 커피를 추천한다. 묵직한 라떼를 원한다면 다른 집을 추천한다. (이 커피집은 차후에) 그리고 더치 커피를 상시 판매한다. 물론 다른 메뉴도, 거기에 계절 메뉴도. 딸기 라떼가 맛나 보이던데 패스 하였다. 단 걸 자꾸 주입하면 결과는 뻔하지.


분위기 ++++

좁지만 나름의 아늑함이 있는 카페이다. 갈색톤이 주는 편안함이 있달까. 특별히 화려하거나 소박한 맛이라 하기엔 그 어느 쪽도 아니지만 나름의 편안함이 있다. (정말 특별한 걸 바랄 거면 고급 카페를 가야겠지.) 탁자와 의자들이 조금 옹기종기 모여 있어, 분비는 점심 시간엔 시끄럽고 갑갑함도 느껴지지만, 손님이 빠진 한가한 시간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분위기보다 카페 이름이 더 끌린다. '곰식', 귀엽지 않은가. (우리끼린? '곰식이'라 부르기도 한다.)


주인장 호감도 +++

주인장은 활기찰 때도 있고 풀이 죽어 보일 때도 있다. 사연이 있다. 이 일대에서 꽤 유명했던 집이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유명했던, 이라는 완료의 느낌이 서글픔을 안겨 주지만. 추측이지만, 경쟁 커피집이 생기며 크게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2-3년 새에 정말 많은 커피집이 우후죽순 문을 열었기 때문에. 듣기로는 (정말 들은 이야기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더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괴롭다고. 그래서인지 칼칼한 목소리가 가끔은 날카롭게 들리기도 한다. 웃을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의 숙명 앞에 힘이 들 것이다. 어쨌거나 손님은 그 카페가 얼마나 오래된지를 평가하기 보단, 주문을 하는 순간 주인장의 친절한 태도에 후한 큰 점수를 줄 것이다.


커피집 총평 ++++

일이년새 사라지는 커피집이 얼마나 많은가. 오랜동안 가게를 유지해 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고, 그렇게 유지해 올 수 있었던 데에는 나름의 비결이 있을 것이다. 그 맛을 보고픈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잠시 쉬어 가기에는 안성맞춤인 집이니까. 직장인들이 붐비는 점심 때를 피한다면. 그렇지 않음 또 테이크 아웃으로 나름의 맛을 즐길 수도 있겠지.


원 모어 띵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요. 울어라 그러면 저 혼자 울 것이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본 이 성경 구절이 생각난다. (정확히 옮겼는지는 모르겠다. 가끔 힘들 때 읖조리는 구절이기도 하다.) 주인장과 커피집의 건승을 빌며.

@pixpress instagtam


^엮인 글 : @커피마쉴랭 3호_LAC_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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