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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솔 Aug 02. 2020

(아트 칼럼) 디지털 기술과 미술 복원

언택트 시대의 미술 복원

예술플랫폼 <아트렉처> 연재 중인 글이다.

미술의 발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가 디지털 기술이다. 20세기 컴퓨터나 포토샵과 같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예술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일었듯 미술 복원에서도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복원 기술과 함께 복원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미술 복원은 단순히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뿐만 아니라 원래의 모습을 오래도록 보존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이다. 21세기 언택트 시대의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새로운 미술 복원은 어떤 모습일까.


앤드루 탤런 전 미국 배서대 교수가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3D 스캐너 기업 ‘라이카 지오시스템’이 재현한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 (출처: 라이카 지오시스템)


황룡사 9층 목탑 복원


‘황룡사 9층 목탑 복원’은 2020년 7월의 사건이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황룡사 9층 목탑은 고려 시대에 지은 목탑으로 몽고에 의해 파괴되었다. 현재는 '경주 황룡사지'라는 이름으로 터만 남았다. 신라 진흥왕 14년인 553년 창건하여 90여 년의 시간이 흐른 신라 선덕여왕 14년인 645년에 건립되었다. 고려 고종 25년인 1238년 몽골의 침입으로 소실되었으니 600여 년의 세월 동안 솟아 있었다. 그로부터 80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오늘날 황룡사 9층 목탑은 디지털 기술로 새롭게 태어났다.


디지털 기술로 복원한 만큼 황룡사 9층 목탑의 실제 재건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디지털 기술의 복원에 걸린 시간만 8년에 이를 정도로 큰 공을 들였다. 축구장 10개 정도의 공간을 디지털로 변형하였기에 이만한 시간의 필요했을 것이다. 특히 실제 건축물에 들어선 것과 같은 체험이 가능하도록 증강현실을 이용했고, 체험자와 건축물의 거리를 계산하여 원근감을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시간에 따른 그림자와 건축물의 재질을 살리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는 점이 돋보인다. 관람객은 전용 태블릿으로 이를 체험할 수 있다.


황룡사 9층 목탑 디지털 복원

https://youtu.be/zgSvX6-aO-Y


복원의 잘못된 사례

일제강점기 시기의 일이기는 하나 복원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것이 일본 학자들에 의한 불국사 석굴암 보존 작업이다. 당시 천장의 3분의 1이 무너져 흩어진 부재를 모아 조립하는 과정에서 시멘트를 사용했는데, 이 때문에 외부 경관이 훼손되고, 내부에 물이 차는 등 유물 보존에 큰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미륵사지 석탑 또한 일제강점이 당시 측면 붕괴로 급하게 시멘트를 덧발라 응급 보수를 하였다. 2018년 복원을 결정하여 18년이 흐른 2019년 복원을 마쳤다.


렘브란트 <야경> 복원


2019년 네덜란드 화가인 렘브란트의 대표작인 <야경>(1642)이 인공지능과 디지털 스캔 작업을 통해 디지털 이미지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mm 단위로 세심하게 이뤄진 디지털 스캔은 가로 22칸, 세로 24칸으로 구획을 나눠 특수 스캐너를 이용해 528회에 걸쳐 작업을 시행했다. 스캔 작업에만 무려 3개월이 걸렸고 이로부터 얻은 디지털 이미지는 약 45억 화소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처리되었고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보정을 거쳤다.


1642년에 완성된 <야경>의 복원은 지난 1975년 이후 만 43년만이다. 당시 복원은 한 관람객이 칼로 작품을 긋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이뤄졌다. <야경>을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물감이 바래는 현상과 관람객의 훼손에 따라 작품의 복원을 결정했다. 또한 미술관은 복원 작업 과정을 방문객과 인터넷에 공개하여 미술 복원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도록 하였다. 디비츠 관장은 복원 과정에 수 년이 소요되며, 수백만 유로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렘브란트 <야경> 복원 소개(네덜란드 말과 영어 자막)

https://youtu.be/f5Z0xSuCyGA


비전문가에 의한 미술 복원이 가져온 해프닝

https://youtu.be/aYY6b_zxrBY


디지털 미술 복원의 장점과 그것이 가져올 미래


디지털 복원에는 3d 스캐닝, 인공지능(AI), 증강현실, 가상현실, 홀로그램과 같은 다양한 기술이 동원되는 디지털 미술 복원은 두 가지 방향상을 보여준다. 하나는 디지털 기술을 작품의 실제 복원에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기술을 통한 작품의 재현이다. 황령사 9층 목탑의 경우 디지털 복원을 통해 건축의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고 여러 모형과 방식으로 건축물을 조망할 수 있다. <야경>의 디지털 복원 역시 작품을 훼손하지 않은 채 화학적 노화 과정을 추적하여 새로운 정보를 찾아낼 수 있고 복원 과정에서의 실수도 줄일 수 있다.


디지털 미술 복원은 연구자들 입장에서는 복원의 대상이 되는 유물이나 작품을 관찰하는 데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다는 점에서 복원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관람객 입장에서는 디지털 복원을 통해 작품의 세세한 부분들까지 감상할 수 있고, 현장이나  미술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작품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일이다. 이러한 큰 장점으로 인해 앞으로의 미술 복원은 영화에서 CG를 사용하는 것처럼 빈번해질 것이고 그 중요성과 가치 또한 높아질 것이다.


디지털 복원의 기본 기술 소개

https://youtu.be/vp76dok3wos


예술, 인간 이상을 향한 진격
by 김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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