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그리버의 'Articulating Design Decisions'
지금까지 다룬 방법들을 활용해 모든 노력을 다 했음에도, 동의하지 않는데 디자인을 수정해야 할 때도 있다. 10장에서는 변경사항을 다뤄야 할 때 활용할 만한 몇 가지 사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디자인이라는 분야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의견을 끌어내는 특성이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변경할 부분을 지적해 주는 게 회의의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참석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몇 가지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1] 파킨슨의 사소함의 법칙
회의에서 안건을 논의하는 데 들이는 시간은 그 안건의 중요성에 반비례한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고 이해하기 쉬운 사소한 안건에 피드백을 주고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경향이 있다.
[2] 오리 그려 넣기
이 방법은 디자이너들이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면서 고안한 전략이다.
제프앳우드는 이때 오리가 "다른 이유는 전혀 없이 그저 이목을 끌기 위해 삽입했을 뿐 나중에 지우면 그만인 대상으로, 오리를 통해 이목을 돌려 사람들이 다른 불필요한 변경사항을 제기하지 않게 해 준다"라고 설명한다. 이 콘셉트는 인터플레이 엔터테인먼트의 한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3] 더 나은 논의 방향으로 세팅하자
우리가 무얼 하든 불만을 갖는 사람이 있으므로, 사용자 경험 품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작업 대상의 맥락과 정확도를 적절하게 맞춰서 논의가 잘 흘러가게끔 노력한다.
솔루션을 제공하기에 적절한 방법을 깨닫고,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향에 논의를 맞출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1] 오해가 있는 경우
흔히 있는 일이다.
이해관계자가 변경을 제안할 땐, 대개 이전과 달라진 목표를 반영해서 제안하는 의견일 수도 있다.
오해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목표를 명확하게 바로잡으면 논의를 건전한 방향으로 돌려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 우리의 디자인이 최적의 솔루션이 아닌 경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걸 안다.
이해관계자와 리더는 이유가 있으니 권한을 가진 직책을 맡고 있고 프로젝트의 성패에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
그들은 다른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 디자이너인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사업상의 통찰력을 갖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이 우리가 최상의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도록 믿어주는 만큼 우리 역시 최종 결정의 순간에는 이해관계자들을 믿어야 한다.
[3] 아직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는 경우
우리의 이해관계자가 드러내지 않는 요구가 있어 보인다면, 그걸 알아내고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4] 자기 말을 들어주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경우
터무니없어 보이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은 자신이 말한 내용을 우리가 들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자기 의견을 고집하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행동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여긴다.
우리는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피드백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알려줘야 한다.
누군가의 '형편없는 아이디어'가 항상 형편없고 모든 걸 망쳐버리는 건 아니다.
때로는 우리가 그 아이디어를 반영해 수정하면서 더 안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걸 수도 있다.
모든 디자인에는 제약과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사용하기 쉬운 웹사이트나 앱을 개발하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지만, 일부 기능, 사용자 스토리, 모바일 기기가 갖는 한정된 화면 사이즈 등 주요 제약사항에 맞춰서 작업해야 한다.
매일 주어진 제약상황 안에서 훌륭한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과제를 처리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실은 이런 제약사항이 우리를 더 나은 디자이너로 만들어준다.
우리가 지지하지 않는 디자인 사항을 반영해야 한다면,
일단 포기하지 말고 좋아 보이도록 인터페이스 상단에 반영해 볼 필요가 있다.
동의하지 않더라도 제약사항을 받아들이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
수정하면서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
의사소통자로서 우리의 앱 개발에 최적의 결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
질문을 할 수도 있고, 상대방의 관점을 파악해 볼 수도 있고, 상대방이 하는 말을 경청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연루시키자.
그들이라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물어보자. 대안을 제안하자.
다른 문제점을 파악하자
가끔은 이해관계자의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처 예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앱을 개선하는 결과로 이끌 수도 있다.
이해관계자의 요청을 변화 내지 문제 해결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불평하면서 순응하는 태도보다 훨씬 건전하다.
변화에 대비하자!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데 여러 방법이 있다는 걸 고려할 때,
모든 관계는 주고받는 상호작용 행위를 내포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의 바꾸자는 제안을 맞닥뜨리고 처리해야 한다.
미리 예상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해 두는 게 훨씬 유익하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단순히 작동하는 게 아니라 잘 돌아가게 하려면 이해관계자가 계속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건 단순한 경제적 거래 이상의 영역이다.
은행계좌를 떠올려보자.
우리에게 긍정적인 경험은 예입하고, 부정적인 경험은 인출한다.
인간관계에서 항상 신뢰의 잔고를 쌓아 유지해야 한다.
사용자에게 제일 좋은 방향이라 믿고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는가?
결론적으로 우리가 옳을 수도 있겠지만, 일시적으로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는 신뢰의 인출이다.
이해관계자가 중요한 순간에 우리를 믿고자 하는 의지는 감정은행계좌 잔고에 달려 있다.
디자이너로서 감정은행계좌란,
때때로 기세를 꺾고, 설령 반대하더라도 그저 신뢰를 쌓는 차원에서 이해관계자의 요청대로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어떤 경우에 맞서 싸울 가치가 있는지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신중하게 큰 그림을 고려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만 활발하게 논의하는 걸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항상 사용자의 수요와 이해관계자의 수요 및 요구사항 사이에서 계속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두 가지가 서로 충돌할 때는 어렵지만 어디서 선을 그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이 선을 그을 때 우리에게는 항상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쌓는 행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이해관계자들이
처음부터 우리의 결정에 질문을 제기하기보다 우리의 결정이 옳다는 생각을 공고하게 만드는 일이다.
좋은 의사소통 방법은 우리를 지지해줘야 할 사람들과 신뢰를 쌓는 일이다.
친분, 신뢰, 좋은 결정을 만들어낸 실적을 쌓아야 한다.
잘못을 저지르는 게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 같아 보이겠지만,
실은 실수를 인정하는 게 신뢰를 쌓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교묘한 속임수보다 정직함을 높이 산다.
덮어버리는 행동보다는 투명하게 밝히는 태도를 선호한다.
정직이 최고의 방책이다.
인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문제가 생긴 상황을 처리하고 넘어가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자부심은 떼어내고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처리할 일의 순서를 정하자.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빠르게 모색하고 변명보다는 해결방안에 초점을 둬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에게 지금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명료한 계획을 수립하자.
뭔가 잘못된 이유 자체는 문제 해결만큼 중요하지 않다.
이미 엎질러진 물에 집착하지 말자.
대신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최소한으로 언급하고 바로 해결하려는 조치를 취하자.
사람들이 어쩌다 그런 일이 생겼는지 알고 싶어 하거나 알아야 한다면 그들이 물을 것이고, 그러면 그때 대답해 주면 된다.
적절하게 상대방의 기대를 세팅하고, 조절하고, 소통하는 능력은
매번 완벽한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능력보다 중요하다.
이건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변경사항을 마주하게 되거나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으로 인해
다른 방향으로 프로젝트가 흘러갈 때 특히 중요하다.
단순히 수정하기보다는 '어떻게' 프로젝트를 변경할지, '어떤' 사고 흐름과 접근법을 취할지. '언제' 수정 작업이 끝날지 상대방이 파악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
처음부터 과정 전반에 걸쳐 상대방이 기대하는 바를 적절하게 세팅하는 일은
이해관계자의 지지를 얻고 장기적으로는 동의를 얻으려면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 단계에서 모든 관계자들이 상황을 이해하게끔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아이디어를 갖고 있거나 혁신적인 솔루션을 창출하는 데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서로에게 갖고 있는 기대를 제대로 소통하지 않아 결국은 핵심 인물들에게서 지지를 얻지 못해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걸 봐왔다.
당신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소질이 있고 사용자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의사소통이 형편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관계를 관리하는 방식은 디자이너로서 성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