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홍수속에서
찌는듯한 더위로 짜증은 디폴트 값,
태풍과 장맛비로 인해서 피해가 극심한 여름날,
지금의 나는 일의 특성상, 글을 지속적으로
가장 많이 쓰고 있다.
오늘도 나는 같은 내용이지만,
어떻게 하면 다르게 쓸 수 있을까를
스마트 쾌적운전을 시작한
에어컨에 뒷통수를 대고 잠잠히 생각한다.
빠르게 생각이 떠오르면 고맙게도 진도가 빨리 나가지만,
더딘 아이디어로 정체가 일어나면
모니터에 보이는 깜박이는 텍스트 커서 앞에서 나를 어디로든 데려가 달라고 마음으로 속삭이기도 한다.
글짓기에 일이 결부되다 보니
창작을 하긴 하는데,
원치 않는 수동적 창작글들이 뽑아져 나온다.
약간의 재미를 느낄 때도 있고
내 노고가 들어간 컨텐츠다 보니 한번 보고
두번 더 볼만큼 신경이 계속 쓰이기도 하지만.
갈급함이 채워지진 않는다.
그럼 이렇게 빠르게 브런치로라도
달려 들어가서 글을 쓰면 되는 것인데,
이것이 탈습관이 되다보니
머릿속으로 해야지 해야지, 생각을 굴리기만 할 뿐,
액션을 취하기 까지 수 많은 온갖 하지 않을
변명거리들이 속에서 용암처럼 치솟아 올라온다.
그리고, 글쓰기를 잊어버리다.
오늘 용기내어 쓴다.
여기까지 써 내려가기까지
많은 귀찮음과 압박감과 급한일의 역습, 피곤함
등등을 물리치고
극적으로, 브런치 앱에 로그인
일단 썼다.
그리고 마음의소리 : 뭐야, 쓸 수 있잖아?
왜 버겁다고 생각만 했을까….
쓰기 전까지 큰 바위같던 잘못된 이미지의 생각이
쓰고난 후 그냥 작은 조약돌 같은 걱정이였다는 것을.
이미 많이 쓰니까 더 이상 쓸 수 없을 줄 알았다.
고갈 될 것이라고 착각 했지만,
나를 위한 글쓰기는
나를 위한 것이라서 그런지 마르지 않은 샘같이
이말 저말 떠오른다.
그리고 또 다른 채움을 경험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즐거운 채움이 있지만
글쓰기가 주는 채움은
확실히 다른 무언가의 매력이 있다.
덜 깎여 있는 나를 좀 더 좋은 사람으로 다듬어주는,
나를 위한 글쓰기,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