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고양이 음수량 이야기
너무 상식적이어서
쉽게 간과되는 사실
물은 생명체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사람은 물론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물을 떼어놓고 건강과 영양을 생각할 수는 없죠.
마시는 물 뿐만 아니라 집안의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도 피모에 매우 중요한 사실 또한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중요하면서도 상식적인 이 사실을 우리는 일상에서 쉽게 간과하는 듯 합니다. 저조차도 매일 2리터의 물을 마시라는 트레이너 선생님의 말을 듣고 공감하면서도 그 음수량을 채운 적이 손에 꼽으니까요. (반성합니다)
저는 현재 반려견 한 마리, 반려묘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육식을 기반으로 한 잡식성 동물*인 강아지와 육식 동물인 고양이 모두에게 음수량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개는 육식 동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료의 진실 편에서 그렇게 언급한 적이 있는데,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중 사료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단백질 원료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기 위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양질의 단백질을 채우는 비용이 더 크고 그렇기 때문에 숫자만 채워넣은 단백질이 아닌 정말 좋은 단백질이 반려견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것인가를 강조하기 위해 반려견은 육식동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포스트에서 말하는 잡식성 동물의 좀 더 정교한 의미는, 개는 탄수화물을 소화할 능력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주제에서 벗어나 한참을 써내려가고 싶어질지 모르니 이 심화 내용은 별도의 주제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실내 생활을 주로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의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반려동물들에게 음수량은 늘 이슈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수량 부족의 결과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는 신장 질환과 요로 결석 등의 질환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을 늘 가까이서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물을 줘도 안먹는걸요...
알아서 물을 찾고 물그릇과 친한 친구들이라면 이 문제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으나, 아무리 신선한 물로 자주 바꿔주어도 물을 잘 입에 대지 않는 친구들이라면 이 문제는 꽤 심각한 고민거리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 한 켠에 불편한 걱정으로 자리잡게 되죠. 말했듯이, 음수량이 중요한 건 우리 모두가 알고 있고 언젠가는 큰 문제로 돌아오게 될 거라는 걸 마음 깊숙한 구석에서는 알고 있으니까요.
적절한 음수량이란 뭘까요?
쉽게 이야기하면,
<반려견의 하루 최소 음수량>
<반려묘의 하루 최소 음수량>
위와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의 귀염둥이 강아지 힘찬이는 6.6KG X 60ML = 396ML 의 음수량을 하루에 채워 주어야 하고, 저의 사랑스러운 고양이 루리는 2.2KG X 50ML = 110ML 의 음수량을 채워 주어야 합니다.
사람에겐 적은 양일 수 있지만 조그맣고 귀엽기 짝이 없는 이 친구들에겐 생각보다 큰 양이라고 느껴지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200ML 곽 우유로 생각해보시면 조금 더 감이 오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많은 물을 어떻게 채워주죠?
아무리 챙겨줘도 마시질 않아요...
다행인 것은,
위에서 말씀드린 음수량은 순수한 물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건식 사료와 습식 사료 모두 수분 함량이 등록 성분에 표기되어 있고, 일정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매우매우 부족한 양이긴 하지만)
산양유나 펫밀크 같은 음료 형태의 간식 또한 음수량을 채워주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고, 동결건조 형태의 사료를 물에 적셔 촉촉하게 주는 것 또한 음수량을 채워주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음수량을 채워줄 수 있는 꿀팁을 공유해 드릴게요.
1. 습식 / 동결건조 / 오븐베이크 레시피 사료를 이용해 보세요.
동결건조 사료는 많은 분들이 이미 물을 부어 촉촉한 형태로 급여해주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에서 평소에 주던 양의 물보다 조금 더 급여해주시면 좋습니다.
오븐베이크 사료는 사람음식으로 치면 쿠키 느낌의 제형이기 때문에 산양유나 펫밀크 같은 음료와 섞일 때 훨씬 그 향이 고소해지고 기호성이 올라갑니다. 고소한 시리얼 같은 느낌으로 한 끼를 채워주셔도 좋습니다.
습식은 그 자체로 수분 함량이 많지만 여기에 물을 더 부어주시면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깨끗한 물에 토핑을 넣어 주세요.
물 자체를 자주 먹는 습관이 없는 친구들을 위해 반려견의 경우에는 사과 몇조각을 물에 띄워 주면 사과를 먹기 위해 물을 함께 먹게 됩니다.
고양이의 경우에는 닭가슴살 토핑이나 황태 파우더 같은 좀 더 육류 형태의 가루를 물에 섞어 줍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급여는 비만으로 이어지게 될 수 있으니 꼭 주식과 이런형태의 토핑의 칼로리를 잘 계산해서 일일 최대 급여량을 넘지 않도록 신경써 주실 것을 권장 드립니다.
루리 같은 경우에는 캣만두 스프링클스 치킨을 즐겨 이용합니다. 잘게 썰어져 있는 닭가슴살 토핑 간식으로 나온 제품이기 때문에 물에 섞어 주기에 아주 좋고 또 루리도 잘 먹어서 애용하고 있어요. (더군다나 닭 100% 이기 때문에 힘찬이와 루리 모두 겸용으로 먹일 수 있어서 실용적이에요)
친구들마다, 가루가 섞인 물을 더 좋아하는 친구도 있고, 큰 덩어리를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기 때문에, 친구들의 기호성을 몇가지로 테스트 해주시면서 친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형태로 급여해주시면 됩니다.
순수한 물 자체도 이미 잘 먹는 친구들이라면?
축복받았습니다! 축하합니다!
큰일이야 있겠어요?
그래봤자 물인데
신장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거나 요로 결석으로 수술을 받아본 친구들의 보호자님들이라면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마 가장 잘 아실것 같습니다. 음식 뿐만 아니라 많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인간의 몸과 달리 반려동물은 유전적 요인 다음으로는 무엇을 먹느냐가 정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일상적으로 밀접하게 케어해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건강은, 언제나 건강할 때 지켜주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철칙입니다.
지금 건강하니까, 지금은 괜찮으니까가 아니라, 지금 건강할 때 이 건강함을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장 질환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여기에서는 신장 질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음식 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 신장 질환이 있고,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수의사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치료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럼에도 친구들은 매 끼니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신장 질환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의 보호자 분들이 제게 늘 물어보시는 건,
" 저조단백, 저조지방, 그리고 인 수치가 낮은 사료를 찾아요. "
이 말도 맞습니다. 무조건적인 저단백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들마다 의견의 차이가 약간씩 있지만, 모두가 공통적으로 입을 모아 말하는 사실 한 가지는, 음수량입니다. 물을 많이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이 음수량 늘리기 프로젝트는 신장이 망가진 이후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꾸준하게 케어되어야 할 필수 조건이기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하고 싶어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강아지 고양이 친구들이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