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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eubird Feb 01. 2024

7. 나의 세번째 시험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2023.06.16


충분한 휴식으로 마음안에 평안 또 몸에 회복도 되찾았다. 여름의 따듯한 기운을 얻고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번엔 Dr. Dixon이 다른 프로토콜을 제안했다. Priming cycle 이라고 한국에서 치면 장기요법 개념이라 생각하면 맞을것같다. 시험관 주기가 시작하는 전달부터 배란을 억제하는 주사를 생리후 과배란주사 시작하기전까지 맞아 자라나는 난포속도를 줄이면서 가능한 많은 난포를 균일하게 많이 자라게해, 더 많은 난자를 채취할수 있기 위한 방법이다. 내가 이때 받았던 처방은 주사가 아니였고 estradiol 타블렛 먹는약이였다. 피임약과 같은 알약인데 특정 호르몬을 조절하기위함이다.


그리하여 priming cycle이 시작되고 7월달 생리를 시작하면서 과배란주사도 같이 진행되었다.


- Menopur 150

- Rekovelle 9.66 > 12 (day 5-11)

- Saizen 15

- Cetrotide


예전보다 싸이클 기간이 길어질듯 하여 나는 마음을 오히려 편하게 먹으려고했다. 조급한 마음은 접어두고 한걸음씩 한걸음씩 나아간다는 마음자세로...

8월 3일 드디어 나는 난자채취를 하고 이번엔 등급이 좋은 배아들이 3개나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PGT-A 에 배아들을 보내고 가슴 두근거리며 결과를 기다려야만 했다.

제발 모두 통과하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그 사이 나는 개인적인 용무로 한국에 잠시 나갔다와야해서 회사에 12일 휴가를 내고 왕복 티켓을 끊었다.

2년만에 나가는 한국방문에 마음이 들뜨기보다 제발 우리 배아들이 염색체 이상없이 모두, 아니 단 하나라도 정상으로 나오기를 바라는 걱정뿐이였다. 결과는 내가 한국에 간 사이 나오기에 소식을 신랑이 전해주기로 하고 무거운 발걸음과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 도착후 며칠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신랑과 영상통화를 하는데 좋지않은 표정으로 나는 bad news를 예감하고 낯설은 단어를 듣게된다. Pgt-a에 통과한 배아는 단 하나 그것도 Mosaic 21 (Mosaicism)이라고 한다. Aneuploid(비정상 염색체 배아)  아니면 Euploid (정상염색체 배아) 라고만 알고있는데 왠 모자이시즘?


이건 정상염색체 수를 가진 세포와 비정상염색체 수를 가진 세포가 섞여 있는 배아를 뜻한다, 즉 euploid 와 aneuploid 사이인 샘이다. 이식이 가능한건지, 하지않는게 일반적인 케이슨지, 만약 하게되면 어떤결과들이 나올수 있는지 또 각각의 확률은 어떠한지 embryologist 에게 자세하게 물어보았더니...모자이시즘에도 또 다른레벨이 있다고 한다. high-level mosaic 이면 40-80%가 비정상 염색체 수가 많은 세포의 배아이고 low-level mosaic 이면 20-40%가 비정상염색체수의 세포를 가진 배아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그토록 기도하고 바랬던 배아는 하필 high-level 에 속하는 모자이시즘에다 21번이면 다운증후군 확률이 높다고 한다.


...


전화사이로 긴 침묵이 있었다.

어떤 말도 한숨조차도 나오지 않았다..그저 긴 침묵만이.


주여, 왜 하필 우리에게 이런 고난을 주시나요?네?


그럼 폐기를 해야하는거냐 했더니 일단 안좋은 모자이시즘이지만 이식하고 안하고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이식하여 자궁안에서 건강한 배아로 정상화되기엔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만약 더이상 시험관을 진행하지않기로 결정했을때 마지막으로 걸어볼수있는 기회라며...

그래서 우리는 일단 동결을 해놓기로 결정했다.


혼란스런 마음에 나는 난임센터 두군데를 다니며 진료상담을 했는데 그때 나는 가슴을 치며 마음에 결정을 내렸다. 한국에 나와 시험관을 진행하기로.


메이저급 난임병원중에 한곳으로 정하고 하루가 급하게 방문했다. 그때 원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캐나다에서 일년반동안 3차밖에 그리고 이식도 1번밖에 못했다구요? 한국에서는 10번을 했습니다'

'부인 정도면 과배란주사 용량 더 넣어서 해도됬을텐데 왜 이것밖에 안했을까요? 이러니 난자채취 수가 많아질수가없죠'

'지금이 가장 중요한때입니다. 가능한 빨리 들어오셔서 빨리 진행하는게 급선무에요'


한국의 뛰어난 손기술과 빠른진료는 진작에 알고있었지만 직접 이렇게 의사쌤께 들으니 정신이 확 들면서 캐나다에서 백날해도 안될것같다는 생각이 굳혀졌다.


마음은 급했지만 이제 한국에 와서 하면 좋은 결과를 빨리 얻을수 있겠다는 생각에 걱정 한시름놓고 한달-두달안에 오겠다는 약속을 원장님과 하고 캐나다 신랑곁에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신랑과 나는 둘다 직장인으로 일을 하고있는 상황이라 6개월에서 1년을 시간내고 한국에 나가있기가 쉽지않은일이였고(신랑은 나가게되면 2주정도) 여러가지 변수가 있어 많은 생각들로 머리맞대어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지금 제일 중요한건 시간이고 빠른시일내에 또 시험관을 진행하는것이 가장 급했기에 우리는 빨리 움직였다.


하루하루 시간은 흐르고,

더 늦기전에 아기천사를 만나기위한

노력은 우리의 몫이였다.

지칠겨를도 없이 또 다시 우리는 바삐 머리와 몸을 움직이고 계획을 세웠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쉽지않았지만

한치 앞도 모르는 우리의 앞날에 나는 또다시 희망에 말을 걸어본다.


God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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