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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 정신질환에 사용하는 백회

치질에도 좋아요

by 하늬

앉거나 선 자세에서 몸을 곧게 펴려면, 머리 꼭대기 정중앙에 있는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을 가지라고 하죠. 요가를 하거나 바른 자세를 연습할 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데요. 그렇게 하면 턱은 들어가고 목과 등, 허리까지 쭉 뻗은 곧은 자세가 되어 키도 커 보이고 당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평상시에 몸에 힘을 쭉 빼고 있는데요. 그러면 거북목처럼 턱은 앞으로 쭉 나오고 등은 굽고 엉거주춤한 자세가 되기 쉬운데요. 이런 자세가 잠깐은 편한 것 같지만 장기간 지속되다 보면 목과 허리에 부담이 되고 심하면 디스크가 생기기도 합니다. 머리 쪽으로도 순환이 안되어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기도 하죠.


백회.jpg 백회


이때 정수리의 중앙부에 있는 혈자리가 바로 백회입니다.

양 귀의 위쪽 끝부분(이첨耳尖*)을 위로 연결하는 가로선과 몸의 중앙을 지나는 세로선이 교차하는 곳에 있는데요. 앞에서 얼굴을 볼 때 이마에서 머리카락이 시작되는 경계선을 전발제라 하고, 뒤에서 볼 때 목에서 머리카락이 난 경계 부위를 후발제라 할 때, 이를 몸의 중앙을 따라 일직선으로 이으면 총 12촌이 됩니다. 백회는 앞에서 5촌 부위에 있는데요, 즉 뒤로부터는 7촌이 되죠. 이마가 시작되는 부분이 더 위쪽에 있으니, 백회가 윗머리의 중앙이라고 해서 중간인 6촌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회(百會)는 그 이름처럼 수많은 경맥이 모이는 혈자리입니다. 그래서 많은 병을 치료할 수 있지요.

우선 백회는 독맥에 속한 혈자리인데요. 독맥은 주로 우리 몸의 뒤쪽을 흐르는 경맥입니다. 다만 임맥을 몸의 앞정중선만 흐르는데 비해, 독맥은 뒤정중선이 이어져 머리를 지나 얼굴의 일부까지 포함돼요. 그래서 독맥은 특히 뇌의 건강과 관련이 깊습니다.


독맥.jpg 독맥 : 아래로는 회음부에서, 위로는 윗입술까지 흐른다.


예로부터 백회는 중풍을 치료하는데 널리 이용되었으며, 머리와 관련된 모든 질환에서 필수적입니다. 중풍으로 인해 말을 잘 못하는 것, 두통과 어지럼증, 현기증, 이명, 코막힘 등과 정신질환에도 활용할 수 있어요.


또한 몸의 뒤쪽을 지나는 독맥은 온몸의 양경(陽經)*을 다스리는데요.

이건 음양의 속성과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어요. 상대적으로 피부가 희고 부드럽고 연약한 몸의 앞쪽이 음(陰), 좀 더 피부색이 진하고 단단한 몸의 뒤쪽이 양(陽)입니다. 배와 등을 비교해보면 쉬울 거예요.


양의 기운은 위로 향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위아래로 보자면 음은 아래, 양은 위쪽이기 때문이죠.

즉, 우리 몸의 양경을 총괄하여 통솔하는 독맥은 양기(陽氣)를 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데요. 그래서 치질이나 탈항이 생겼을 때도, 백회 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백회를 손가락을 톡톡 두드려주면 머리가 시원해지면서, 눈과 귀가 밝아지는데요. 생각이 복잡할 때, 마음이 어지러울 때 이렇게 백회를 두드려주거나 백회 위의 머리카락을 살짝 위로 잡아당기면서 자극을 주어 보세요. 기분전환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효과적이랍니다.




* 이첨 : 귀를 앞으로(세로 방향) 접었을 때, 양쪽 귓바퀴의 끝


* 양경이란 12경맥 중 6개로, 수삼양경(수양명대장경, 수태양소장경, 수소양삼초경)과 족삼양경(족양명위경, 족태양방광경, 족소양담경)이 있습니다.

음경은 수삼음경(수태음폐경, 수소음심경, 수궐음심포경)과 족삼음경(족태음비경, 족소음신경, 족궐음간경)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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