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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뽀를 다스려주는, 내관

소화에도 좋아요

by 하늬

심뽀란 말을 아시나요?

"으이그, 쟤는 욕심이 많아. 놀부 심뽀야."

"못되게 굴지 말고, 심뽀 좀 곱게 써라."

우리는 종종 이런 말들을 하는데요. '심뽀'란 '심보'의 사투리예요. '심보'는 '마음을 쓰는 속 바탕'이라고 하여 마음씨, 마음보, 맘보 등과 비슷한 말이죠.

그리고 '심보'에서 심은 '心(마음 심)'으로 한자어지만, '보'는 따로 한자가 없는 우리말입니다.


이런 '심뽀'라는 말은 심포(心包)에서 나왔다고 하는데요.

심포는 심장의 둘러싸고 있는 막으로, 심장을 보호하고 심장의 기능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다른 오장(간, 심장, 비, 폐, 신장)과는 달리 특별한 형태가 없어서 무형의 장기라고도 해요.


옛 한의학 책인 <황제내경>에서는 심포를 "심장의 신하로서, 이곳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나온다"고 표현했습니다.


내관.jpg


내관은 이러한 심포 경락에 속하는데요.

손목과 팔꿈치 사이의 아래팔의 안쪽면, 즉 손바닥을 따라 올라오는 부분에 있습니다.

손바닥이 위를 향한 상태에서 주먹을 쥐고 손목을 살짝 굽히면, 2개의 힘줄이 아래팔에 드러나는데요. 이 2개의 힘줄(긴손바닥근힘줄과 노쪽손목굽힘근힘줄) 사이에 내관이 위치합니다. 손바닥과 아래팔을 구분하는 손목 주름에서 팔 쪽, 그러니까 손가락이 아닌 몸 방향으로 2촌 올라오는 곳에서 혈자리를 찾을 수 있어요.

혹시 힘줄이 1개만 보이는 경우라면 그것은 노쪽손목굽힘근힘줄인데요. 이 힘줄을 기준으로 자쪽에 내관이 있습니다. 노쪽은 노뼈(아래팔의 2개 뼈 중 엄지손가락 쪽 뼈) 방향을, 자쪽은 자뼈(새끼손가락 쪽 뼈) 방향을 말해요. 예를 들어, 오른팔이라면 뚜렷이 보이는 1개의 힘줄의 왼쪽에 내관이 있게 되죠.


지촌법.jpg 지촌법


나의 손가락을 이용해서 1촌을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지촌법(指寸法)이라고 하는데요.

그중 2가지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째는 엄지 손가락의 너비로 1촌으로 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검지 손가락부터 새끼손가락까지 4개의 손가락 너비를 3촌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손가락을 활용하면 2촌이 어느 정도 길이인지 알 수 있겠죠?

내관은 한 번 알고 나면 그다음에는 쉽게 찾을 수 있는 혈자리입니다.


내관은 심장의 열로 인해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한 것을 없애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기운이 위로 올라와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날 때, 딸꾹질을 하거나 구토가 나올 때도 도움이 되는데요.

치솟은 기운을 내려주어 줄 뿐 아니라 소화에도 도움을 주어 위가 아픈 증상에도 활용할 수 있죠.


평상시에 우리가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낄 때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날 때가 많은데요. 소화가 안 될 때 이런 증상이 훨씬 심하게 나타나곤 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이죠. 기분이 안 좋을 때 소화가 안되어 속이 더부룩하고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하니까요.

이럴 때 심장(마음)과 소화기관을 동시에 다스려주는 내관 혈은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한의사들도 환자를 치료할 때 많이 사용하는 혈자리이기도 합니다.


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데 체하기까지 하면 너무 속상하죠.

계속 스트레스받은 상황을 머릿속에서 반복하며 괴로워하지 말고, 내관을 지압해보세요.

훨씬 기분도 좋아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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