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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날 땐 가슴을 탕탕, 단중

기가 모여있는 곳

by 하늬

억울해서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하고,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을 때 우리는 탕탕 가슴을 칩니다.

그러면 조금은 그 답답한 마음이 가시기도 하는데요.

이건 우리 무의식 중에 내재된 치료법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증상에 맞는 혈자리를 두드리거나 눌러주는 건 실제로 효과가 있기 때문이죠.


가슴의 중간, 남성의 경우 양 젖꼭지 사이의 중점에는 단중 혈이 있습니다.

해부학적으로는 넷째 갈비사이공간과 같은 높이에서 찾을 수 있어요. 4번째와 5번째 갈비뼈 사이죠.


단중.jpg


화병이 이미 생긴 사람은 이 단중 혈을 눌러주면, 통증을 호소하는데요. 자신도 모르게 악 소리를 낼 만큼 그 아픔이 심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화병이 나아지면 이 통증도 줄어듭니다.

그래서 단중 혈은 화병의 정도를 진단할 수 있는 동시에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혈자리입니다.


단중은 임맥의 혈자리 중 하나인데요, 전중이라고도 불러요.

임맥은 우리 몸의 앞쪽, 정중앙선을 지나는 경맥입니다.

몸의 정중앙 부위에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으면 위험하다는 말이 있죠. 인중이나 명치 등 우리 몸의 급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그만큼 우리 몸에 있어 중요한 경맥이 임맥이고, 건강 관리를 위해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혈자리가 많이 있습니다.


임맥.jpg 임맥


그중에서도 단중은 '종기(宗氣)가 모여있는 곳'이라 하여 '기회(氣會)'라고 부릅니다.

종기란 생명 활동의 기본이 되는 기운으로 '기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음식물(소화)로부터 얻은 기와 숨 쉬면서(호흡) 받아들이는 기가 합쳐진 기운이니, 우리 몸에 힘을 주는 근본이자 조상이라 할 만하죠?

종기는 기와 혈(피)의 순환을 조절하고, 호흡과 관련이 깊으며, 체온 유지에 관여하고, 팔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과 발성 즉 목소리가 힘이 있고 없고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렇게 중요한 종기가 모여있는 단중은 기와 관련된 병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혈입니다.

기가 부족한 것, 기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 몸의 특정한 곳에 뭉쳐있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어요.


단중을 지압하면 가슴이 편안해지고 기의 소통이 잘 됩니다. 숨찬 것이 편해지고 호흡도 수월해져 폐 건강에도 좋죠. 기침에도 효과가 있고요.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하고 속에 열이 있을 때도 이런 증상을 가라앉혀 줍니다. 놀란 것을 안정시키고 잠을 못 이룰 때도 도움이 돼요.


단중은 위아래 수직으로 쓸어내려주거나 동그라미를 그리며 부드럽게 문질러 주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효험이 있습니다. 기운이 꽉 막힌 듯 울체 되어 답답함이 심할 때는 단중을 중심으로 조금 더 위쪽(선기 혈)부터 아래쪽인 명치까지 두드려 주는 것도 좋습니다.


선기.jpg 선기 혈





혈자리와 경맥 이미지는 '네이버 지식백과' 중 '한의학대사전'을 참고했습니다.

한의학대사전, 정담, 200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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