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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튼튼히 하려면 등을 두드려라, 심수

척추와 견갑골 사이 공간을 공략하자

by 하늬

여러분은 몸에 통증이 있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우선은 팔이 아프면 팔을, 다리가 아프면 다리를 주무르게 됩니다. 눈이 피곤하면 눈 주위를 꾹꾹 누르고, 배가 아플 때면 엄마가 배를 살살 만져주시기도 하죠.


한의학에서는 아픈 부위와 관련이 있는 장부, 그리고 경맥의 특성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화가 안 될 때 손에, 허리가 아플 때 발에 침을 놓기도 하고요.


한의학에서 다루는 경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본은 14가지가 있습니다.

오장육부에 심포를 하나 더한 육장육부에 해당하는 12경맥, 그리고 몸의 앞 중심선을 지나는 임맥과 주로 몸의 뒤 중심선을 흐르는 독맥이 그것입니다.


이 중에서 방광경은 조금 특이한 경맥의 흐름을 가집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의 뒤를 중심으로 경맥이 이어지는데, 그중에 배수혈이 있어요.

척추를 기준으로 1.5촌 떨어진 양 옆에 방광경 1선이 지나고, 여기에서 다시 1.5촌 가쪽으로 방광경 2선이 지납니다. 즉, 방광경 2선은 척추에서 3촌 떨어진 지점에 있죠.

이 중 방광경 1선에 있는 경혈의 이름을 살펴보면, 오장육부의 이름을 딴 것들이 있는데요. 폐수, 심수, 간수, 담수, 비수, 위수, 신수, 대장수, 소장수, 방광수 등이에요. 이름만 딱 들어도 뭔가 폐, 심장, 간, 담, 비장, 위, 신장, 대장, 소장, 방광과 관계가 있겠구나 하는 추측을 할 수 있죠.


방광경.jpg 방광 경맥


이처럼 방광경 1선에 있는, 오장육부의 진단과 치료에 관계되는 경혈들을 배수혈이라 합니다.


사람에게는 7개의 목뼈(경추), 12개의 등뼈(흉추), 5개의 허리뼈(요추), 5개의 엉치뼈(천추), 4개의 꼬리뼈(미추)가 있습니다.

배수혈은 이러한 척추를 기준으로 찾을 수 있는데요. 위쪽부터 살펴보면 등뼈 주위에는 폐수, 궐음수(심포의 배수혈), 심수, 간수, 담수, 비수, 위수가 있고 허리뼈 양 옆에는 삼초수, 신수, 대장수가 있으며, 엉치뼈 근처로는 소장수, 방광수가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폐, 심포, 심장과 관계된 배수혈은 비교적 등뼈의 위쪽(3~5번째)에, 간, 담, 비장, 위의 배수혈은 아래쪽 등뼈(9~12번째)에 있고, 신장, 대장의 배수혈은 허리뼈, 소장, 방광의 배수혈은 엉치뼈 주변에 있어요. 실제 장기의 해부학적 위치를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차례로 떠올려보면 순서가 비슷한 것 같죠?


혹시 어른들이 뒷산에 운동을 가서 나무에 등을 탁탁 두드리며 "시원하다"며 트림하는 걸 본 적이 있나요? 소도구를 이용해서 하는 필라테스에서 등과 허리 쪽에 폼롤러를 굴리면서 마사지하면, 소화가 잘 되고 배변활동도 원활해지곤 합니다. 이렇게 척추와 척추 주위의 근육을 자극하면 단지 우리 몸 뒷면의 혈액순환이 좋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내부 장기도 영향을 받는데요.

습관적으로 어깨를 펴고 등 근육을 강화하면 폐의 기능이 좋아지고, 폐가 건강해지면 호흡도 좋아집니다. 폐와 가까이에 있는 심장 역시 튼튼해지고 심박수도 안정됩니다.


심장의 배수혈인 심수의 정확한 위치는 5번째 등뼈의 중앙에서 뒤쪽으로 뻗은 가시돌기를 중심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심수는 다섯째 등뼈 가시돌기의 아래 오목한 곳에서 양 옆으로 1.5촌 떨어진 곳인데요.


심수.jpg


심수를 지압하면 심박수를 안정시키고, 심장의 수축력이 높아지며, 심박출량이 많아져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가슴이 아플 때, 두근대고 답답하거나, 긴장할 때, 잘 놀랄 때, 불면, 건망증 등에 활용할 수 있어요.


심수가 어디 있는지 혼자 찾아 지압하긴 힘들 거예요.

이때는 고개를 한번 숙여보세요. 목 뒤에서 가장 튀어나오는 뼈가 마지막 7번째 목뼈의 가시돌기가 되고, 그 아래부터 등뼈가 시작됩니다. 날개뼈(견갑골)는 팔을 내리고 가만히 서 있을 때 등뼈의 2~7번 사이의 높이에 위치하고요. 이렇게 기준을 잡으면 심수의 대략적인 위치를 알 수 있겠죠?


그런데 심수를 지압할 땐 내 손이 잘 닿지 않을뿐더러, 닿더라도 힘을 주기가 쉽지 않아요.

이럴 땐 테니스공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데요. 견갑골과 척추 사이를 마사지한다는 느낌으로 하면 됩니다. 폼롤러로 등뼈 전체를 펴면서 마사지해 주고, 작은 마사지공을 이용해 심수 주위를 자극해주면 더욱 좋겠죠. 더불어 심수 위쪽에 있는 폐수와 궐음수를 함께 자극하면 심장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될 거예요.




* 폐수 : 3번째 등뼈 / 궐음수 : 4번째 등뼈 / 심수 : 5번째 등뼈 /

간수 : 9번째 등뼈 / 담수 : 10번째 등뼈 / 비수 : 11번째 등뼈 / 비위 : 12번째 등뼈 가시돌기 밑에서 1.5촌 옆


삼초수 : 1번째 허리뼈 / 신수 : 2번째 허리뼈 / 대장수 : 4번째 허리뼈 가시돌기 밑에서 1.5촌 옆


소장수 : 1번째 엉치뼈 / 방광수 : 2번째 엉치뼈 아래(뒤의 정중앙선)에서 1.5촌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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