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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멘텀 Sep 29. 2024

제2의 부모를 통해 다시 보게 되는 세상의 긍정적인 면

사람을 통한 치유


상담사를 통해 새로운 관계 방식을 배울 수 있다. 그건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리는 체험이다. 차가운 세상이 따뜻하게 변한다. 냉담하고 비판적인 시선과는 전혀 다른 사람의 따뜻한 면을 접할 수 있다. 상담사는 사회에서 만나는 제2의 부모다. 상담을 통해 주양육자와의 사이에서 형성된 관계패턴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된다. 내담자는 마음을 다루는 훈련을 한 어른과 정서적으로 깊이 교감하면서 새로운 관계 유형에 눈뜬다. 부모의 양육 방식과 반대되는 성향의 상담사와 만나면 치유가 일어난다(제목에서는 세상의 긍정적인 면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정확히는 결핍을 채운 부분을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채워줄 상담사에게 저절로 끌리게 된다. 심리상담은 부모가 아닌 다른 어른과 주기적으로 만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작업이다. 사회서 만난 성인과 지속적으로 마음속 이야기를 하는 거다. 내담자에게 공감적인 상담사를 통해 오랜 기간 만들어진 고정된 관계 패턴에 금이가고 새로운 빛이 스미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20대 초반에 개인심리상담을 받게 된 A 씨가 있다. 그녀는 그때를 시작으로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여러 상담사를 만나 보았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부모와 다른 성격을 가진 어른들이 있다는 걸. 그전까지는 주양육자와의 관계 패턴이 모든 관계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 줄 알았다. 정확히는 세상의 모든 성인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이 같다고 생각했다. 자신에 대해 갖는 생각과 판단들이 말이다. 즉, 세상의 모든 어른이 그녀의 부모님과 같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말에 반응하는 방식,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 일을 대하는 자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등 부모 세대는 전부 같은 줄 알았다. 부모 세대에 대한 생각이 그러니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도 비슷한 시선으로 대하게 되었다. 그런 어른들과 마주하고 있으면 부모님 앞에 있을 때와 같은 심리 상태가 되었다.


그녀가 처음 상담실을 찾았을 때 상담사에게 적응이 되질 않았다. '저분은 왜 저렇게 온화하시지? 왜 화를 안 내시지? 날 좋게 봐주시네. 세상에 저렇게 따뜻한 어른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회기가 거듭될수록 신기하고 좋았다. 포근하고 따뜻한 사람을 만나게 되니 저절로 성장욕구가 일어났다. 온전히 수용받는 경험을 하게 되니 그로 인해, 주어진 목표를 향해 가는 에너지가 필요한 만큼 내뿜어졌다. 그 값진 체험을 통해 그녀는 심리적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자신의 심리를 파악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 사람마다 다른 성격을 지닐 수 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심리상태가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까지 퍼지지 않도록 자신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수용적인 상담사를 만나면서 자기가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


부모와의 관계가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만약 주양육자와 충족된 심리적 연결을 맺지 못했다면 심리상담사를 통해 그것을 채울 수 있다. 공감적이고 수용적인 상담사를 통해 자기 성장적인 방향으로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어른들을 향한 고정되고 일방적인 주의를 확장시킬 수 있다. 자신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태도 또한 수정이 가능하다. 


상담사는 제2의 부모가 되기도 하지만, 성장을 위한 인생 도반의 역할도 한다. 우리 안에 채워 넣어야 할 그 무언가를 가능하도록 돕는 치유자인 것이다. 한 사람으로 인해 또 다른 한 사람의 인생이 좋아진다. 성장의 방향을 보며 정신적인 도반자로서 함께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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