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2048, 그리고 메타버스
부캐의 전성시대?
코로나 때문에 랜선 라이프로 일상이 채워진 지 오래다.
그렇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그래서인지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넘어 확장현실, XR(Extended Reality)로 채워진 세계, 메타버스가 거부하기 어려운 '경험'으로 이민자들을 반긴다.
그랬다. 메타버스는 미래 2048년 애덤이 목말라했던 위안을 기대할 수 있는 세계였고 현재 2021년 제현이 현실적으로는 넘사벽인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같은 존재감을 어필하고 싶은 세계다. 차이라면 애덤에게 메타버스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었고 제현에겐 메타버스는 옵션이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애덤이 메타버스의 부캐, 그리고 가상 연인과의 관계에 집착한 것은 아니었다. 각성제인 리튬을 거부하고 홀로 오프라인 근무를 고집했던 애덤은 메타버스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던 가족과 지인들, 그리고 결정타인 암 선고로 인해 메타버스로 '반강제 이주'로 한 것이나 다름없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그렇게 버텨왔던 애덤이 한순간에 중독됐다.
아마 애덤의 지인들은 시궁창 같은 현실보다 위안을 주는 세계로의 확장을 왜 하지 않고 있는지 애덤에게 물었겠지. 그렇지만 애덤은 마지막까지 현실 세계의 희망을 잃고 싶지 않았고 메타버스로의 확장을 망설이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이동하지 않는 한 우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메타버스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이나 현실세계에서 시간을 잃어버린 것이었고 메타버스에서 확장되는 것처럼 보이는 자아는 현실세계의 나 자신을 잃는 것이니까.
LX2048의 애덤을 보며 느낀 건 핫하다는 메타버스에서 무한 부캐를 만드는 동안 현실세계 본캐는 굶주리고 있는 건 아닌지.■